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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고삐 풀린 환율, 꼬이는 물가대책…답이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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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으로 봤던 1250원선

이제는 지지선이 될 수도

美 공격적 긴축 경계감 이어지며

변동성은 더욱 커질 듯

"환율이 물가 자극" 우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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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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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뚜껑이 열렸다."

27일 오전 원·달러 환율이 무섭게 치솟자 외환시장에선 트레이더들의 탄식이 쏟아졌다. 전날 강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겼던 1250선을 가볍게 뚫은 데다 1260선까지 터치하면서 손길이 다급해졌다. 이날 한 트레이더는 "환율 상승을 예상했지만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다"면서 "상단으로 봤던 1250선이 이제는 지지선이 될지 모른다"고 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0.7원 높은 1261.5원에 개장했다. 달러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긴축 행보 속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102선을 넘어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외환시장 내부 수급의 문제가 아닌 대외변수로 달러화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약발도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에 지난 25일 외환당국이 지난 3월7일 이후 한 달여 만에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상승세를 꺾지는 못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원·달러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3~4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공격적 긴축 경계감이 지속되면서 환율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미 시장에서 상반기 상단으로 예상했던 1250선이 뚫리면서 향후 오름세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미 Fed가 5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 올리는 ‘빅스텝’을 기정사실화한 데다 6월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긴축 공포감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Fed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행보와 위험회피 심리 강화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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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환율이 가뜩이나 높은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달러로 사오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원화 환율까지 상승하면 국내로 들여왔을 때 더 비싸진다"면서 "고환율은 물가를 비롯해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국제유가 급등으로 수입물가지수가 7% 이상 뛰며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수입물가지수는 148.80으로 1971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월보다 7.3% 올라 상승폭이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5월(10.7%)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35.5%나 급등한 수치다.

이전에는 환율 상승이 수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최근엔 사정이 다르다. 수출 경쟁국 통화인 중국의 위안화와 일본 엔화의 달러 대비 환율이 더 올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중국 지역 봉쇄 등 대내외 복병도 널려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 Fed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예정이지만 우크라 사태, 중국 경기 둔화 요인들은 단기간 해소되기 쉽지 않아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지속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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