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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넷플릭스 쇼크 닥칠까" 공포에 美빅테크 급락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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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넷플릭스 쇼크 닥칠까" 공포에 美빅테크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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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정현진 기자]"팔자." "팔자." "팔자."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등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급락한 배경에는 경기둔화 우려와 함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어닝 시즌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 불과 지난 주 ‘넷플릭스 쇼크’를 겪은 투자자들은 실적조차 보지 않은 상태에서 장 내내 ‘팔자’ 주문을 쏟아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3.95% 하락해 2020년12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일일 하락폭은 2020년 9월8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빅테크 실적 시즌에 대한 경계감이 장중 내내 이어지며 매도세가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자칫 넷플릭스처럼 성장 기대감이 꺾이며 하루새 주가가 35% 폭락하는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MS와 알파벳은 각각 3.74%, 3.59% 하락했다. 애플(-3.73%)·메타(-3.23%)·넷플릭스(-5.48%) 등도 줄줄이 미끄러졌다.

중국발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경기 둔화,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사태, 인플레이션 우려 등 동시다발적 악재를 한발 늦게 반영하며 이날 증시 폭락으로 이어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블리클리자문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성장에 관한 우려가 많다"면서 "중국은 미국 기술기업들의 큰 고객이고, 반도체 업계도 그곳에서 많은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예고에 따라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높은 성장주 투자 심리가 대폭 위축된 상황에서, 실적마저 좋지 않을 경우 타격은 불가피하다. 이미 미국 투자은행(IB)들은 빅테크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보수적인 투자를 권고한 상태다.


이날 장 마감 직후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알파벳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놨다. 알파벳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68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적은 164억달러에 그쳤다.

반면 MS의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493억6000만달러, 순이익은 8% 늘어난 167억달러를 기록했다. 월가에서는 이른바 빅테크5 중 MS만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오는 27일에는 메타플랫폼과 애플, 28일에는 아마존이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다.

뉴욕증시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목소리도 높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S&P500지수가 전 고점 대비 20%이상 하락한 약세장에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추가 하락을 예고한 것이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는 "불행히도 아직 최저점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약세장인 나스닥지수의 하락폭은 이달 들어서만 12.2%에 달한다. 같은 달 S&P500 지수는 7.8%, 다우 지수는 4.2% 각각 떨어졌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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