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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의 미래…제2의 테슬라냐, 머스크의 개인 확성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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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부자가 소셜미디어 통제권을 갖게 됐다.”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품에 안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평가를 했다. 트윗 하나로 뉴욕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을 들썩이게 했던 ‘파워 트위터리안’이 그 플랫폼의 주인이 됐다. 누적 트윗이 1만7000개에 달하고 전 세계 팔로어만 8068만 명이 넘는다. 기업인 중 팔로어가 가장 많다. 그는 테슬라·스페이스X 주식 등 총 2190억 달러(약274조62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 포브스 기준 세계 1위 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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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매각 금액 및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트위터는 25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주당 54.2달러, 총 440억 달러(약 55조원) 트위터 지분 100%를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의사를 공개한 지 11일 만이다. 주당 54.2달러는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 9.2% 보유 사실을 공개하기 직전 거래일 기준 종가보다 38% 높은 금액이다. 머스크는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트위터를 비상장 회사로 전환한다. 상장 기업을 비상장사로 바꾸는 경우론 20년 내 최대 규모다. 인수는 주주 표결, 규제 당국 승인 등을 거쳐 올해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시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머스크는 인수 금액 중 절반 이상인 255억 달러 중 130억 달러는 트위터 지분을 담보로, 125억 달러는 자신의 테슬라 지분을 담보로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트위터의 경영 상황이 머스크가 소유한 테슬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날 트위터 주가가 5.66% 급등한 데 반해 테슬라 주가는 0.7% 하락했다. 로스캐피털파트너스의 크레이그 어윈 애널리스트는 “트위터 인수로 머스크가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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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연간 수익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트위터의 주 수익원이 여전히 광고인 점도 변수다. 트위터는 지난해 매출의 88.7%(약 45억 달러)를 광고로 벌었다. 플랫폼 관리가 줄어드는 트위터에 광고주가 호감을 느낄지가 관건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주주는 오랫동안 트위터의 수익, 더딘 사용자 증가세에 대해 우려해 왔다”고 전했다. 미디어 사업엔 초보인 머스크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정부는 이 상황이 달갑지 않은 기색이다. 소셜미디어 등 플랫폼 기업에 허위·유해 콘텐트 등을 적극 관리하도록 압박 중인데 머스크가 이런 흐름을 거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실제 트위터의 언론 자유를 지킬지 알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미 CNBC는 “머스크는 자신을 언론 자유론자로 칭해 왔지만 자신의 사업에 관한 한 기자와 블로거 등의 비판을 통제하려고 애쓴 사례가 반복됐다”고 전했다. 트위터 소유주의 선별적 표현의 자유는 트위터를 세계 최고 부자의 개인 확성기로 전락시킬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머스크의 ‘전적’을 고려할 때 향후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출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는 지난해 트윗 발언으로 도지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을 출렁이게 한 장본인이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소식에 암호화폐 시장엔 훈풍이 불었다. 비트코인은 26일 오후 8시 기준 24시간 전보다 5.15% 오른 4만428달러에 거래 중이고, 이더리움도 6.31% 올랐다. 그중 눈에 띄는 건 도지코인이다. 도지코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머스크가 트위터 결제 시스템에 도지코인을 도입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작용하며 큰 폭으로 뛰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26일 한때 30% 급등했다.

이승호·이태윤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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