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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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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팜유가격 2년새 2배 ‘껑충’… 식용유 등 물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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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t당 1400달러 넘어

印尼 수출금지로 더 오를듯

세계일보

인도네시아 정부가 28일부터 팜유와 팜유 원료 물질의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라면이나 과자·빵 등 가공식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팜유는 인도네시아가 세계 팜유시장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우리나라 제품 생산 차질과 제품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2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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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내 수입 팜유 가격이 t당 1400달러를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년 전과 비교하면 가격이 2배 정도 뛴 것이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28일부터 식용 팜유 수출 금지에 나서면서 팜유 가격이 더욱 오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팜유 수입량은 6만2192t, 수입액은 9038만달러로 t당 가격은 1453달러에 달했다. 이는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에도 팜유 수입 가격은 t당 1316달러까지 치솟은 게 최고였다. 팜유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도 40.6% 올랐고,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과 비교하면 95.1% 올랐다.

수입 팜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건 밀·옥수수·대두유 등 전 세계적으로 곡물을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지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개월 동안 말레이시아의 노동력 부족, 아르헨티나와 캐나다의 가뭄으로 전 세계적으로 식물성 기름 가격이 50% 가까이 오르면서 팜유 가격도 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네시아가 28일부터 자국 내 가격 안정을 위해 팜유 수출 금지에 나서면서 당분간 팜유 가격은 더욱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으로 전 세계 팜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6%에 달한다. 외신들은 세계 제2의 팜유 수출국인 말레이시아(31%)가 생산량을 늘려도 이번 충격을 완화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팜유 선물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팜유 가격은 장중 한때 t당 6799링깃(약 195만원)에 형성돼 전 거래일보다 7.0% 올랐다.

팜유 가격 상승은 국내 식품물가를 위협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팜유는 팜나무 열매를 쪄서 압축 채유해 만든 식물성 유지로 식용유·가공식품 제조에 쓰이는 것은 물론, 화장품·세제·바이오디젤 등의 원료로도 활용된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대부분 3∼4개월 치 물량을 비축해 두고 있어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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