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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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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 가집 '청구영언' 보물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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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목조여래좌상·청자 사자형뚜껑 향로 등도 보물

흑석사 복장유물은 전적 두 건 국보 추가 지정

아시아경제

'청구영언' 본문 첫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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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 가집(歌集·시조집)인 '청구영언(靑丘永言)'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국립한글박물관에 있는 청구영언과 '서울 조계사 목조여래좌상',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 '달마대사관심론', '춘추경좌씨전구해 권1∼9, 20∼29, 40∼70'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6일 전했다.

청구영언은 '해동가요', '가곡원류'와 더불어 조선 3대 가집으로 일컬어진다. 조선 후기까지 전승된 노랫말 580수가 수록됐다. '청구'는 우리나라, '영언'은 노래를 뜻한다. 김천택이 1728년 편찬했다고 전해지나 친필을 비교할 자료가 없어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책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가곡'의 원천 자료다. 작가가 분명한 작품은 작가별로, 그렇지 않은 작품은 주제별로 분류돼 있다. 후대 가곡집에서 많이 활용된 구성이다. 다양한 계층이 사용한 언어와 한글 서체를 보여줘 국문학사·음악사·서예사 등에서 의미 있는 유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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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조계사 목조여래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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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은 명나라 티베트 불상 양식을 수용한 희귀한 사례다. 15세기에 제작됐다고 추정된다. 본래 전남 영암 도갑사에 있었으나 1938년 6월 조선불교 총본산 건립에 맞춰 조계사 대웅전으로 옮겨졌다. 생각에 잠긴 듯한 얼굴과 날씬하고 가느다란 신체, 유려한 옷 주름, 생동감 있는 세부 표현이 특징으로 꼽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불교미술사 연구에 중요한 문화재"라고 설명했다.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는 고려시대 유물이다. 2007∼2008년 고려 선박 '태안선'을 조사하다가 발견됐다. 충남 태안 대섬 앞바다에서 발견된 태안선은 12세기 초반 전남 강진에서 고려 수도 개경으로 향하다 침몰했다고 추정된다. 향로는 둥근 몸체와 사자형 장식 뚜껑으로 나뉜다. 사자는 웅크리고 앉은 모습이며 다리 사이에 장식구슬인 보주가 있다. 솟은 귀, 벌린 입, 혓바닥이 투박하지만 해학적 느낌을 준다. 파격적이고 거칠게 표현됐으나 고려청자로는 드문 형태라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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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사자형뚜껑 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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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대사관심론은 선종 창시자인 달마대사가 설법한 교리를 정리한 불경이다. 백천사 소장본은 1335년 경주에서 제작한 목판으로 조선시대 초기에 찍었다. 마지막 장에 간행 기록이 남아 있다. 춘추경좌씨전구해는 춘추시대 역사서인 '춘추'의 주석서다. 보물로 새롭게 지정된 책은 50권 5책이다. 1431년 경북 청도에서 다시 새긴 목판으로 인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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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 좌상 및 복장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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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화재청은 이날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 가운데 불교 전적(典籍·글과 그림을 묶은 책) 두 건을 국보로 추가 지정했다. '감지은니 묘법연화경 권4'와 '백지금니 묘법연화경 권5 - 변상도'다. 모두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내부에서 나왔다. 15세기에 만들어졌다고 짐작된다. 변상도는 불교 경전 내용과 교리를 나타낸 그림이다. 이전에 국보로 지정된 전적과 서지학적으로 유사하다고 평가됐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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