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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아산] 신동훈 기자= 대한민국, 체코를 오가며 힘든 시간을 겪은 유강현이 자신의 성장통을 담담히 밝혔다.
유강현은 올 시즌 충남아산의 공격을 책임지는 공격수다. 4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 최다 공격 포인트에 올라있다. 충남아산이 11경기에서 기록한 10득점 중 6골에 관여 중이다. K리그2 공격수 중 가장 많은 슈팅을 때릴 정도로 과감한 게 특징이다. 활동량도 많고 저돌적이다. 박동혁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축구에 딱 맞는 유형의 공격수였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유강현은 엄청난 우여곡절을 견뎌낸 선수이기도 하다. 서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하며 화제를 끌었으나 자리를 잡지 못했다. 대구FC로 갔지만 마찬가지로 기회는 없었다. 이후 체코 리그, 춘천시민축구단, 경남FC를 거쳤는데 이전보다 더 성장했고 인상을 남겼지만 모두 주축 자원은 아니었다.
간절함 속에 충남아산에 입단한 유강현은 제대로 날아오르며 경력 중 가장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터풋볼'이 아산에 위치한 충남아산 홈 구장인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유강현을 만나 고난의 연속이었던 과거와 점점 환하게 빛나고 있는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앞서 언급한대로 2015년 포항에 입단할 때 유강현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당시 자유선발로 온 K리거 29명 중 유일한 고등학교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때 유강현 실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궁금증이 모아졌다. 유강현은 "축구를 부모님 반대 탓에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했다. 연령별 대표팀도 안 해봤다. 그렇게 잘하지 않던 선수였다. 테스트를 봤는데 운이 좋게 결과가 좋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천안이 본가인 고등학교는 시흥에서 나왔다. 낯선 경상도 생활이 힘들 수도 있어 보였다. 유강현은 "불편하지 않았다. 같이 지내는 분들이 다 좋았다. 적응보다 준비가 잘 안 되어 있어 힘들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운동만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를 뛸 기회가 있었는데 그냥 뛰기만 하다 끝났다. 정말 심각했다"고 회상했다.
대구로 이적한 뒤에도 힘든 시간을 겪은 유강현은 당시 자신의 가장 큰 문제로 피지컬을 꼽았다. 그런데 유강현은 동유럽 중에서도 피지컬이 가장 좋기로 유명한 체코 리그로 갔다. 유강현이 간 첫번째 체코 팀은 슬로바츠코로 꾸준히 4위권을 유지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대회에 도전하는 강팀이다.
유강현은 "유럽에서 뛰어보고 싶었다. 좋은 기회가 와 슬로바츠코로 갔다. 피지컬이 밀리는 걸 여실히 느꼈다. 그래서 웨이트 운동을 매우 높은 강도로 했다. 먹는 것도 많이 먹었다. 훈련할 때도 일부러 거칠게 부딪혔다. 그렇게 6개월을 하다 보니 적응은 됐는데 다른 공격수들에 비해 부족한 게 많았다. 상대 수비수들과의 경합에서도 이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땐 내가 잘하는 줄 알고 감독님께 기회를 달라고 했다. 돌이켜 보면 내가 감독이어도 날 안 썼을 것 같다. 체코는 주로 선 굵은 축구를 펼친다. 롱패스, 크로스가 날아오면 버티는 게 기본인데 그게 잘 안 됐다. 경쟁자들 능력도 좋아 내가 설 자리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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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츠코에서 적응하던 유강현은 돌연 한국으로 돌아왔다. "피로골절이 이유였다"고 밝힌 유강현은 "2부리그 임대를 가려고 했는데 골절이 됐고 한국에 와 치료를 받아도 뼈가 안 붙었다. 슬로바츠코와 계약을 해지한 뒤 재활을 하는 중 대구에서 코치로 있던 손현준 춘천시민축구단 감독님이 오라고 하셔서 거기서 잠깐 뛰었다"고 했다.
회복이 되자 다시 체코 리그로 갔다. 이번 팀은 슬로반 리베레츠였다. 슬로바츠코처럼 강팀은 아니지만 꾸준히 중위권에 위치하는 팀이었다. B팀에서 유강현은 20경기에 나와 9골을 넣었다. 1군에 데뷔도 했다. 하지만 주전 입지는 다지지 못했다. 하부리그 팀인 소콜로프, 흐루딤 임대를 다녀왔으나 상황은 같았다.
리베레츠 생활에 대해 유강현은 "슬로바츠코 때보단 좋았다. 슬로바츠코는 시골이라 프라하까지 멀었는데 리베레츠는 기차로 1시간이면 갔다. 체코 친구들이랑 놀러도 가고 한식도 해주면서 친하게 지냈다. 경기 내적으로 보면 예전보다 골도 넣었지만 너무 거칠어서 고생을 많이 했다. 스트레스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길었던 체코 생활은 2021년 끝이 났다. 유강현은 "문화, 음식 차이로 고생도 많이 했고 원래 내성적이라 생활도 어려웠지만 정말 많이 배웠다.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다가오지 않아 적극적으로 임하다 보니 외향적인 사람이 됐다. 경기장 밖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피지컬 능력도 많이 키웠다"고 언급했다.
경남에 온 유강현은 생각보다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다. 그는 몸 상태를 끌어올리려고 했는데 결국 완성되지 않았다. 설기현 감독 축구도 잘 이행하지 못했다. 득점을 했으면 기회가 더 있을 텐데 그렇게 되지 않아 아쉬웠다"며 답했다. 기회가 적었던 건 뼈아픈 일이었지만 출전해 확실한 인상을 남긴 건 고무적이었다. 충남아산 입단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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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충남아산,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충남아산 관련 이야기는 ②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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