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9 (금)

이슈 프로농구 KBL

'외인 홀로 이길 수 없다, 토종 가드가 승리 이끈다' KBL 흥행 청신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서울 SK 김선형이 지난달 31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 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뚫고 드리블을 하고 있다. 고양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외국인 에이스도 중요하다. 하지만 토종 선수 비중도 외국인 에이스 못지 않게 크다. 상위권 팀들이 특히 그렇다. 특급 가드들이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클러치 타임에서 해결사가 된다. 세계 농구 추세에 맞춰 한국프로농구(KBL)도 볼핸들러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번 플레이오프(PO)는 가드 쇼다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종 가드들의 맞대결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챔프전 진출을 확정지은 서울 SK의 김선형, SK와 4강 PO에서 맞붙었넌 고양 오리온의 이정현과 이대성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4강 PO에서 혈투를 벌이고 있는 수원 KT와 안양 KGC의 승부도 KT 허훈과 KGC 변준형의 맞대결이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맨투맨 수비로는 막을 수 없는 에이스 가드들이 코트를 집어삼킨다.

과거에는 달랐다. 뛰어난 가드는 있었지만 지금처럼 가드 전성시대는 아니었다. 국가대표 가드를 보유한 극소수의 팀만 토종 가드가 핵심 구실을 했다. 보통의 토종 가드는 볼을 운반하고 외국인선수에게 패스를 넣어주는 데 집중했다. 공격보다는 수비, 그리고 오픈 찬스에서 슛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했다.

이제는 더이상 들러리가 아니다. 김선형도 이를 인정한다. 예전에는 자신을 포함해 몇 명 없었던 에이스 가드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김선형은 지난 1월 “최근들어 좋은 가드들이 정말 많이 나왔다. 내게는 더 동기부여가 된다”며 “팬들도 국내 에이스 맞대결에 더 흥미를 느끼시지 않나. 에이스 대결에서 물러서고 싶지 않다. 더 잘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냥 이뤄진 결과는 아니다. 그만큼 개인 훈련 시간이 늘었다. 비시즌 스킬 트레이닝은 이제 필수가 됐다. 끊임없이 기술을 연마해 고급 플레이를 완성한다. 1대1 아이솔레이션 상황부터 2대2 플레이 전개까지 가드에게 필요한 모든 기술을 수시로 갈고닦는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김선형도 플로터 스냅같은 작은 기술도 쉬지 않고 보완한다. 프로리그 답게 발전을 멈추지 않는다.
스포츠서울

수원 KT 허훈(가운데)이 21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얀앙 KGC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돌파를 하고 있다. 제공 | KBL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특급 가드들의 기량이 향상되면서 경기 흐름은 빠르고 뜨겁다. 과거에는 수비 중심의 저득점 경기가 많았는데 이제는 고득점 경기가 많다. 서로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면서 이번 시즌 6팀이 한 경기 평균 80점 이상을 기록했다. PO 또한 80, 90점 고득점 양상이다. SK는 4강 PO 1차전에서 101점을 올렸다.

제품이 좋으면 수요는 늘기 마련이다. 관중들이 많이 찾는 경기에는 특급 가드들이 있다. 24일 기준으로 이번 시즌 최다 관중경기는 지난 1월 2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원주 DB의 맞대결이었다. 김선형과 허웅의 승부에 이번 시즌 가장 많은 4031명의 관중이 모였다. 2위(3621명)는 지난 10일 안양에서 열린 KGC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6강 PO 1차전, 3위(3602명)는 지난 2월 6일 SK와 KT의 대결이다. 수원에서 첫 시즌을 치르는 KT도 허훈을 앞세워 의미있는 지표를 기록했다. 지난 23일 KT와 KGC의 4강 PO 2차전에 3339명의 관중이 찾아 이번 시즌 최다 관중 5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대형 악재 속에서 청신호가 보인다. 이번 시즌이 그렇다. 토종 가드들의 활약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농구 코트 열기는 보다 뜨거워질 것이다. 외국인선수가 아닌 토종 프랜차이즈 스타가 팀의 중심이 될 때 흥행 몰이도 기대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