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대 등서 도입키로…남녀 분리수업보다 강화된 조치
카불의 한 대학에서 수업을 받는 여대생.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이 교육 통제 고삐를 갈수록 강하게 죄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아리아나 뉴스 등 아프간 언론에 따르면 탈레반 정부 고등교육부는 최근 카불대 등에 공문을 보내 남자 대학생과 여자 대학생의 등교일을 분리하라고 지시했다.
고등교육부는 공문에서 여학생은 토요일, 월요일, 수요일, 남학생은 일요일, 화요일, 목요일에 등교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불대 등 아프간 내 주요 국공립대는 지난 2월 6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열었으며 남녀 학생의 교육 공간이 분리된 채 수업이 진행됐다. 탈레반 정부는 이번에 분리 수업에서 한발 더 나아간 조치를 도입한 셈이다.
아프간 하아마통신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도입될 이번 조치는 우선 카불대와 카불기술대 등에만 적용될 예정이다.
고등교육부 대변인인 아흐마드 타키는 "카불대 학업위원회의 제안에 따라 이번 조치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학생들은 실습 활동이나 과학 연구에 넉넉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과거 1차 집권기(1996∼2001년) 때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앞세워 엄혹하게 사회를 통치했던 탈레반은 작년 8월 재집권 직후 여성 인권 존중 등 유화책을 발표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다시 이슬람 질서 강화에 힘쓰는 분위기다.
실제로 탈레반 정부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음에도 지난 3월 23일 새 학기 첫날 말을 바꿨다.
당시 탈레반 정부는 등교가 시작된 지 몇 시간 만에 중·고등 여학생의 등교는 다음 고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한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놀이동산 이용에도 남녀 분리 정책을 도입했다. 여성 손님은 반드시 히잡을 쓰고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남성은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만 놀이동산을 이용하라고 명령했다.
지난 2월에는 남성 공무원의 면도를 금지, 턱수염을 기르도록 했고 여성 공무원은 히잡 착용이 의무라고 발표했다.
또 우상 숭배라며 옷가게 마네킹의 머리 부위를 떼어 내라고 지시했고, 여성에 대해서는 남성 보호자 없이 72㎞ 이상 장거리 여행을 금지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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