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제패…4월 3개 대회 모두 4위 이내 입상
축하 꽃잎 세례를 받는 유해란. |
(김해=연합뉴스) 권훈 기자 = 유해란(21)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지난 3년 동안 4승을 따냈지만, 봄에 우승한 적이 없다.
첫 우승과 두 번째 우승은 8월에 따냈고, 세 번째 우승은 9월이었다. 4번째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은 건 11월이었다.
유해란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시즌 초반에는 썩 좋지 않았다"고 말할 만큼 봄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
유해란은 24일 경남 김해 가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8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국가대표 시절을 함께 보낸 동갑 친구 권서연(21·15언더파 273타)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린 유해란은 시즌 첫 우승과 함께 통산 5승 고지에 올랐다.
우승 상금 1억4천400만원을 받은 유해란은 상금랭킹 1위(2억3천950만원)로 올라섰고, 대상 포인트 1위를 굳게 지켰다.
이번 우승으로 유해란은 올해 개막전부터 3개 대회 연속 4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며 '4월의 여왕'으로 우뚝 섰다.
유해란은 "작년에 컷 탈락했던 대회여서 컷 통과가 목표였는데 우승까지 해서 더 기쁘다"면서 "작년에 박민지 선배가 이 대회 우승부터 6승을 거둬 '민지 천하'를 만들었듯이 나도 이번 우승을 계기로 '해란 천하'를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종 라운드 우승 경쟁은 일찌감치 유해란과 권서연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유해란에 1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신인 전효민(23)이 1, 2번 홀 연속 보기로 우승 경쟁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다.
반면 유해란에게 2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권서연은 끈질긴 추격전을 펼쳤다.
하지만 유해란은 권서연이 '쫓아오는 버디'를 잡으면 '달아나는 버디'로 응수했다. 둘은 1번(파4), 7번(파4), 11번 홀(파4)에서 나란히 버디를 잡았다.
1번 홀에서는 유해란이 먼저 버디 퍼트를 넣었지만, 7번과 11번 홀에서는 권서연의 버디 퍼트가 떨어진 다음에 유해란이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12번 홀(파4)에서 유해란은 위기를 맞았다. 두 번째 샷이 빗나가 카트 도로 옆에서 떨어졌고, 세 번째 샷은 홀에서 6m나 떨어진 곳에 멈췄다.
유해란은 오르막 슬라이스 라인의 파 퍼트를 넣었다. 승부처라는 걸 알았는지 유해란은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넉넉하게 그린에 떨궈 퍼트로 승부하려고 마음먹었다"는 유해란의 승부수가 통한 것이다.
권서연이 더는 타수를 줄이지 못하자 유해란은 안전한 곳으로만 볼을 보내며 굳히기에 들어갔지만 18번 홀(파4)에서 또 한 번 위기에 몰렸다.
첫 퍼트가 짧았던 유해란은 1m 남짓 파퍼트를 너무 강하게 쳐 홀을 1.2m나 지나치는 실수를 했다.
보기 퍼트마저 놓치면 연장전에 끌려들어 가는 상황이었다.
유해란은 꽤 긴 어드레스 끝에 보기 퍼트를 집어넣어 1타차 우승을 확정했다.
유해란은 "떨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떨렸다. 이렇게 많은 갤러리 앞에서 챔피언 퍼트를 해본 적이 없다. 인간적이라고 해두자"라고 말했다.
작년 드림투어에서 2차례 우승을 차지하고 상금랭킹 2위를 차지해 올해 KLPGA 투어에서 본격적으로 뛰어든 권서연은 이날 버디 3개로 3타를 줄여 시즌 첫 톱10을 준우승으로 장식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5타씩을 줄인 장하나(30), 박결(26)이 공동 3위(14언더파 274타)에 올랐다.
1, 2라운드에서 공동선두에 오르고, 3라운드에서는 1타차 2위를 달려 주목을 받았던 신인 전효민은 이날 3오버파 75타로 부진, 공동 14위(10언더파 278타)로 밀렸다.
이날 1만여 명이 넘는 관중이 대회장을 찾았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나흘 동안 2만3천여 명의 관중이 입장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과 작년 2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무관중으로 치러지다 관중 입장이 허용된 올해 최다 관중이다.
구름 관중이 몰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경기장. |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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