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 연합뉴스] |
넷플릭스가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급락세를 보이면서 국내증시에서도 콘텐츠주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의 형편이 어려워지면 향후 콘텐츠 제작업체의 제작 지원도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독자 컨텐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콘텐츠주가 반사 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 주가 넷플릭스의 1분기 실적 발표 직전인 지난 19일 9만2300원에서 22일 8만7600원까지 최근 3거래일간 5.09%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가 0.52%, 코스닥이 0.94% 하락한 데 비해 낙폭이 훨씬 더 크다.
다른 미디어 콘텐츠주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콘텐트리중앙(옛 제이콘텐트리)은 -5.20%, 에이스토리 -2.08%, 초록뱀미디어 -4.54%, 위지윅스튜디오 -3.14% 등 최근 잘 나가던 미디어 콘텐츠주들이 일제히 떨어졌다.
이는 뉴욕증시에서 넷플릭스 주가가 폭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의 1분기 유료회원은 2억2160만명으로 전분기 대비 20만명 감소했다. 넷플릭스 가입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경제 제재로 넷플릭스의 러시아 가입자 70만명을 잃었다고는 하나 이를 감안해도 시장에서 250만명 증가를 예상했던 것과 큰 차이가 있다. 게다가 시장에서는 2분기 가입자수가 255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왔는데 회사측은 200만명 가량 감소할 것이란 예상치를 내놨다. HBO 맥스, 디즈니 플러스의 OTT 시장 진출 등으로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사진 출처 = 구글 파이낸스] |
넷플릭스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 20일 넷플릭스는 35.12%나 폭락했다. 이어 지난밤에도 주가는 3.52%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700달러를 넘었던 주가는, 채 반년도 지나지 않은 현재 200달러를 간신히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넷플릭스의 위기가 국내 콘텐츠주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OTT의 핵심 경쟁력이 독자 콘텐츠 확보인 만큼 콘텐츠 투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넷플릭스의 실적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차별화된 성장세를 확인했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 콘텐츠 수급에 대한 중요도가 더 커졌다"라며 "실제로 넷플릭스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중요함을 재차 밝혔다. 역대 가장 인기 있었던 6개의 TV시즌 중 3개가 비영어권이었으며, 그 중 2개가 한국 콘텐츠였다"고 말했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 시장에 올해 1조원을 투자하는데 전체 예산 대비 비중은 5% 미만"이라며 "넷플릭스가 다시금 콘텐츠의 질을 꼬집은만큼 전체 예산을 줄일 일도 만무하겠지만 설령 전체 예산을 줄이더라도 아시아, 특히 제작비 대비 흥행력, 가성비 측면에서 매우 훌륭한 한국 투자는 절대 줄일 리 없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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