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을 고백한 전현무. 사진 ㅣMBC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방송인 전현무는 최근 “지난해 번아웃이 왔다”고 고백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대세 방송인으로 승승장구한 이면에는 방전된 자신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번아웃 증후군’은 한 가지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로 무기력증과 자기혐오 등에 빠지는 현상을 뜻한다. 뇌가 과로해 건망증이 생기거나 지나치게 예민해져 불면증, 두통, 위장장애,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직장인의 약 85%가 직무 스트레스를 겪으며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열한 경쟁 속 연예계도 예외가 아니다.
전현무는 “예능판엔 내가 유일한 사람이 아니다. 대체자가 어디나 있다”며 “고정이 많아도 좌불안석, 예능은 비우면 안 된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너무 패턴화 되어 있는 게 느껴지더라. 농담도, 리액션도 기계인가 싶더라”고 말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북촌이었고, 그곳에서 무작정 한옥살이를 시작했다. “내가 살아왔던 공간과 가장 다른 공간을 찾아보다가 북촌을 가게 됐다”는 그는 “한 달 정도 살았다. 알람도 안 맞췄고 새소리로 기상했다. 대청마루에 누워 있는데 너무 힐링이 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엔 웃기는 것만 생각했고 남이 재밌는 말을 하면 그 말을 물어서 내 멘트처럼 보이게 했다. 하이에나처럼. 그랬는데 새해가 되면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이소은. 사진 ㅣtvN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가수에서 미국 변호사로 변신한 이소은은 지난 20일 tvN ‘유퀴즈 온더 블럭’에 출연해 “로펌에서 일주일에 100시간씩 일하면서 번아웃이 왔다”고 털어놨다.
어느 순간 “‘내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어떤 목표는 ‘돕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걸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서 번아웃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걸 극복하게 된 사건을 맡아 프로보노를 하게 됐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기부하는 활동인데 망명 신청을 한 난민의 변호를 맡게 되면서 일에 대한 의미를 다시 되찾는 계기가 됐다”고 번아웃을 극복한 일화를 공개했다.
뉴욕 로펌에서 소송과 중재 전문 변호사로 일한 그는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 뉴욕지부 부의장으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뉴욕에서 문화예술 비영리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송은이. 사진 ㅣKBS 2TV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개그우먼이자 회사 대표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송은이는 캠핑으로 번아웃을 극복한 사연을 밝혔다.
지난 2월 방송된 KBS2 ‘한 번쯤 멈출 수밖에’에서 캠핑에 푹 빠지게 된 계기를 전하며 “저에 대해 둔한 편이라 몰랐다가 작년 초에 아, 이것이 사람들이 말하는 번아웃이구나 알았다. 왜 나를 위한 시간이 없나 서글퍼졌다”고 했다. “일을 할 때 의문이 들어도 재미와 확신이 있으면 밀어붙이는 스타일인데 에너지가 안 생기더라”는 것.
송은이는 캠핑을 통해 지친 심신을 회복해나갔다고 한다. “제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캠핑을 시작했다. 혼자서도 다니고 친구들과도 다니면서 회복이 됐다”고 말했다.
김구라. 사진 ㅣ 유튜브 채널 ‘그리구라’ |
늦둥이 딸까지 본 김구라는 “인생에서 행복한 시기인데 지쳤다”고 토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그리구라’에서 “김국진이 한창 마음이 힘들 때 논두렁을 간다고 하더라”며 “그땐 이해가 안됐는데, 요즘 이해가 간다”고 얘기했다.
일도 잘 되고, 늦둥이 아이도 태어나고 누가 봐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할 시기인데 수렁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묻는 조사에서 대부분 OECD 국가들이 가족을 우선 순위로 꼽았는데, 우리나라만 1위가 돈이고 가족, 일 순이더라. 물질적으로 사는 것이 팍팍해 모든 사람이 힘들 것”이라고 했다.
김윤아. 사진 ㅣ채널A |
독보적인 보컬 자우림 김윤아 역시 올 초 ‘금쪽상담소’를 찾아 번아웃을 고백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후 번아웃임을 깨달았다는 그는 “아무 일에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음악하는 게 너무 쓸데없더라. 그런 상태가 몇 년 계속됐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윤아는 “안 아픈 곳이 없더라. 부비동염에 걸렸는데 청각이 예민해졌다. 수면장애가 생겼고 15분 마다 잠에서 깬다. 갈비뼈 사이가 너무 아프고 위가 일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오스카를 제패한 봉준호 감독도 “2017년 개봉한 ‘옥자’ 당시 이미 번아웃 판정을 받았다”고 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기생충’이 찍고 싶어서 없는 기세와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작품을 찍었고, 촬영 기간보다 긴 오스카 캠페인을 소화했다. 마침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끝나는구나 싶었다”고 토로했다.
방탄소년단 진. 사진ㅣ빅히트 |
유명 아이돌도 예외는 아니다. 방탄소년단 진은 2020년 12월 블로그를 통해 번아웃이 온 시기에 솔로 곡 ‘어비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사실은 최근에 크게 번아웃이 왔는데 나 자신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면서 “빌보드 핫 100 1위를 하고 많은 분들께 축하인사를 받았는데 내가 이런걸 받아도 될까. 사실 나보다 음악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잘하는 분들도 많은데 내가 이런 기쁨과 축하를 받아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었고 더 깊이 들어가다 보니 마음이 힘들어 다 내려놓고 싶었던 것 같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방탄소년단 뷔는 “번아웃을 많이 겪었다”고 했다. “번아웃을 느꼈을 때 성장을 느꼈다. 그때 느낌과 감정을 곡으로 썼다. 옛날에는 힘들기만 했는데 곡으로 써서 성취감도 느끼고 완성했을 때 짜릿함도 있어서 그걸로 이겨낸다. 내 감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괜찮아졌다”고 결국 사랑하는 음악으로 극복해냈다고 설명했다.
2PM 우영. 사진 ㅣMBN |
그룹 2PM 우영은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 대선배 최백호의 한마디로 마음을 다잡았다고 눈물을 쏟았다.
“20대 초반부터 일에 치여 살다 보니 30대에 무기력증이 찾아왔다. ‘내가 왜 살지?’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무작정 최백호 선생님을 찾아갔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더 멋진 노래를 만들 것이라며, 본인은 90세에 가장 훌륭한 노래를 쓸 것이라고 하셨다. 그 말에 펑펑 울었다. 무기력했던 제 모습이 부끄러워졌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번아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다 써버려서 고갈된 상태”라며 “의욕이 없고 무기력해진다. 불안과 우울을 동반한다. 그리고 사소한 일에 짜증이 많이 난다. 번아웃 상태가 지속되면 심신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설명하며 건강한 극복을 강조했다.
명상 스튜디오를 운영중인 작가 겸 방송인 곽정은은 “이겨내려 하지 않고 보살피고 돌봐줬다. 다양한 방법으로”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번아웃’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을 바꾸는 것이지만 이는 쉽지 않은 만큼 육체적 정신적 균형을 맞추고 탈진된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벼운 운동을 시작하거나 PT, 필라테스 등을 시작해보는 것도 스트레스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숙면을 취하고 자신을 위한 정성스런 식단을 준비해 바닥 난 심신을 끌어올려야 한다. 건강한 에너지는 건강한 신체와 좋은 먹거리에서도 나온다. 방치하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전문의 상담도 필요하다.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