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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 제동걸린 넷플릭스… “韓 콘텐츠사, 매출처 다변화 필요”

조선비즈 장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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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 제동걸린 넷플릭스… “韓 콘텐츠사, 매출처 다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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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수가 둔화했다고 밝히면서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납품하는 국내 제작사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국내 OTT 시장의 60%를 차지하며 사실상 시장을 독점한 넷플릭스가 역성장하면 콘텐츠 제작사의 성장성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OTT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넷플릭스 독주에 제동이 걸린 것이지, 시장이 위축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여전히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큰 만큼 매출처 다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이은현

그래픽=이은현



넷플릭스 실적 발표 후 21일까지 2거래일간 콘텐츠 제작사 주가는 2~3%대 하락세를 보였다. 대형사인 제이콘텐트리(036420)는 3.14% 하락했고, 스튜디오드래곤(253450)은 2.28%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0.2% 하락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넷플릭스 악재’를 반영한 모습이다. 초록뱀미디어(047820), 에이스토리(241840)도 3% 넘게 하락했고, 위즈윅스튜디오는 1%대로 내렸다.

증권가에서는 한국 콘텐츠 제작사의 먹거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애플이 1000억원을 들여 ‘파친코’를 내놓고, 디즈니·HBO·아마존 등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면서 OTT 시청자는 당연히 분산될 수밖에 없다”며 “넷플릭스의 가입자 급증세가 어느 시점에서는 꺾일 것으로 예상됐고, 오히려 한국의 콘텐츠 제작 능력은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다른 OTT 제작 수요가 계속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갖고 있는 영향력이 여전히 크고, 중소 제작사의 경우 넷플릭스 매출 의존도가 큰 곳도 많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론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김조한 뉴아이디(NEW ID) 이사는 “넷플릭스 입장에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외주보다는 직접 콘텐츠를 제작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현재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넷플릭스가 타깃을 좀 더 명확히 하기 위해 한국이 아닌 태국·베트남 등에서 콘텐츠 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제작사들이 다양한 OTT로 납품처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에서는 최근 넷플릭스뿐 아니라 디즈니, 애플, 티빙, 웨이브 등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HBO의 국내 진출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OTT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품질뿐 아니라 화제성이 상당히 중요한데, 최근 경쟁사들의 활약으로 넷플릭스 독주 시대가 끝나가는 게 확실시되고 있다”면서 “시장 여건이 달라지고 있어 콘텐츠 미디어 업계는 여러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미디어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유료 구독 모델 대신 유튜브처럼 광고 기반으로 무료 콘텐츠를 내놓는 실험도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러 OTT가 난립하면서 구독해야 할 비용이 늘어나고 여기에 넷플릭스가 지속적으로 구독료를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아마존이 ‘프리뷰(Preview)’를 전면에 내세워 무료 콘텐츠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렇게 되면 OTT가 많아지는 동시에 가입의 걸림돌이 됐던 가격 부담이 덜어지면서 시청 시간이 늘고 시장 자체가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콘텐츠 제작사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김조한 이사는 “최근 TV 시청 시간이 줄면서 디지털 광고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데, 이것이 유튜브로 소비가 다 안 되기 때문에 이를 OTT나 유사 형태의 VOD(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영상을 원하는 시간에 제공해주는 맞춤영상정보 서비스)에 넣는 광고 기반 콘텐츠 시장은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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