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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포켓이슈] 한국에서 벗어난 '명예살인' 위기…'난민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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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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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명예살인' 위기에 처했던 파키스탄 부부가 국내 법원의 난민 인정 판결로 살길을 찾았습니다.

연애 결혼 의지를 굽히지 않다가 파키스탄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납치와 폭행, 협박 등에 시달리던 파키스탄 국적 젊은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이들 부부가 '난민 지위를 인정해달라'는 취지로 낸 난민 불인정 결정 취소 소송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행정1-1부(재판장 심준보)는 지난 19일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이들 부부가 파키스탄 가족으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고, 파키스탄에서 해마다 수백 건의 명예살인이 벌어지고 있으며, 파키스탄 당국이 이들 부부를 보호할 의사와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난민 인정 판결의 요지입니다.

앞서 법무부 인천출입국·외국인청과 1심 법원은 '가족이 반대하는 연애 결혼을 했기 때문에 본국으로 돌아가면 명예살인을 당할 수 있다'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1심과 2심의 판단이 갈린 것은 난민법과 난민협약에 있는 "'특정 사회집단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를 받을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경우 난민으로 인정한다"는 문구에 대한 해석이 달랐기 때문인데요.

1심 재판부는 이들의 사례가 박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들을 위협하는 건 가족 구성원으로, 사인(私人)의 범죄 행위에 불과한 만큼 파키스탄 사법제도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2심은 난민 지위를 인정했습니다. "난민 신청인이 가족 의사에 반해 사회계급이 다른 상대방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생명, 신체에 대한 위협 등 인간의 본질적 존엄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나 차별이 발생하는 경우 난민협약에서 말하는 박해에 해당한다"고 본 것입니다.

국내 법원이 명예살인 협박을 받은 외국인 부부에 난민 지위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결혼 등으로 명예살인 위기에 놓인 경우 난민 지위가 인정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한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던 파키스탄 출신 유학생 A씨는 2016년 3월 파키스탄에 입국했다가 아내 B씨를 만나 결혼을 약속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신분이 다르다는 이유로 B씨 가족이 반대했고, 어머니와 외삼촌은 '집안의 명예를 더럽힌 여자'라고 비난하며 B씨를 폭행했습니다. B씨 가족은 A씨 가족을 납치·폭행하기도 했습니다. 파키스탄 경찰에 신고했으나 B씨 가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경찰이 이들 부부를 협박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합니다.

특히 두 사람이 2016년 8월 한국에 유학생과 유학생 배우자 체류 자격으로 입국한 뒤에도 협박은 멈추지 않았고, 두 사람은 2019년 3월 난민 신청을 했습니다.

파키스탄은 2018년 기준 인구 수당 가장 많은 명예살인이 자행된 국가입니다. 매년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5천여 건의 명예살인 중 1천여 건이 파키스탄에서 발생합니다.

파키스탄 정부는 명예살인을 방지하기 위해 2016년에는 징역 25년 이상으로 명예살인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명예살인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2016년 파키스탄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타로 인기를 끌던 여동생을 '집안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살해한 남성이 개정된 처벌 강화 법의 적용을 받아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지난 14일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심의 무죄 판결 이유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발로치의 부모가 아들을 용서해달라고 탄원서를 제출한 영향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인교준 기자 김서현 인턴기자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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