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시민단체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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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70대 여성이 정치인들을 소재로 한 21초 분량의 틱톡 영상 탓에 증오 조장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2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시민단체 에스파시오 푸블리코와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현지에서는 틱톡 이용자인 올가 마타 데힐(72·사진)과 아들에 대한 체포 명령이 지난 14일 내려졌다.
체포 명령의 빌미가 된 영상에서 두건을 쓰고 앞치마를 쓴 마타는 아레파 반죽에 열중했다. 아레파는 옥수수로 만든 베네수엘라 빵으로, 보통 안에 고기나 야채, 치즈 등을 채워 먹는다.
화면 밖 한 여성이 “어떤 아레파가 있느냐”고 묻자 마타는 달걀이 들어간 ‘타렉 윌리암 사브’, 모르타델라 소시지가 들어간 ‘우고 차베스’, 달걀 스크램블이 든 ‘디오스다도 카베요’가 있다고 답했다.
마타는 각각 베네수엘라 검찰총장, 전 대통령, 전 부통령의 이름으로 대답했는데, 그들을 둘러싼 논란을 재료 이름과 연결한 말장난이었다는 게 현지 시민단체의 설명이다.
가령 달걀 스크램블인 페리코는 코카인의 은어이기도 해 카베요 전 부통령이 마약 범죄 연루 혐의를 받고 있는 점을 꼬집은 것이었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부인 실비아 플로레스 여사의 이름을 딴 마지막 아레파였다.
영상에서 ‘실비아 플로레스 아레파’는 속을 채우지 않은 것으로, 베네수엘라에선 이를 ‘과부(viuda) 아레파’로 부른다.
이에 화면 밖 여성이 “그녀(영부인)는 아직 과부가 아니지 않으냐”고 묻자 마타는 “그렇지만 그게 모두가 원하는 바”라고 대꾸하면서 영상은 끝난다.
영상 공개 후 베네수엘라 검찰은 “마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두로 대통령 살해를 부추겼다”며 증오 조장 혐의로 체포 명령을 내렸다.
다만 논란이 커지자 지난 18일 그를 풀어주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도록 했다.
이후 사브 검찰총장은 마타의 공개 사과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문제의 틱톡 영상은 현재 마타의 계정에서 삭제된 상태다.
한편 에스파시오 푸블리코는 “유머는 범죄가 아니다”라며 “모든 시민은 표현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은 2017년에 증오금지법을 제정했으며, 증오와 불관용을 담은 메시지를 유포하는 이는 최고 징역 20년까지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취지와 달리 입막음용 수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명유 온라인 뉴스 기자 ohme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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