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명 TV뉴스 호스트, “미사일 격침이든, 화재든, 도대체 뭐 했느냐” 분통 터뜨려
영국의 더타임스는 지난 14일 흑해에서 침몰한 러시아 흑해 함대의 자부심인 모스크바 미사일 순양함의 침몰 직전 불타는 사진을 18일 처음 공개했다. 이런 가운데, 서방에서 종종 크렘린의 내부 생각을 방송에서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유명 TV 뉴스 토크쇼 호스트는 “불이 났든, 미사일에 맞았든, 도대체 뭐했느냐”고 분노를 터뜨렸다.
더타임스는 18일, 선체 내부에서 밖으로 불길이 치솟고 크림 반도의 모항인 세바스토폴 항구 쪽으로 기운 모스크바 순양함의 사진을 공개했다. 승조원들이 탈출하기 위해 이미 사용한 듯이, 전함에 딸린 소형 구조 보트들은 보이지 않는다. 미 국방부는 이 순양함이 우크라이나군의 넵튠 미사일에 격침된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러시아에서 인기 있는 TV 뉴스쇼인 ‘솔로비오프 라이브’의 호스트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오프(58)는 16일 방송에서, 모스크바함의 침몰에 “분노한다”고 흥분했다. 서방에 대한 독설을 퍼붓기로 유명한 그는 “사람들이 이 전함이 낡았느니, 수리를 했으니, 이런 전함은 취약점이 있느니 말할 때에, 나도 무슨 말인지 알겠다”면서도 “설명 좀 해달라. 젠장 당신들, 이 배를 어떻게 잃은 거요? 어떻게 그때 흑해 구석에서 그 꼴이 난 거요?””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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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흑해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 근처에서 침몰하기 직전의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 미사일 순양함. |
더타임스는 18일, 선체 내부에서 밖으로 불길이 치솟고 크림 반도의 모항인 세바스토폴 항구 쪽으로 기운 모스크바 순양함의 사진을 공개했다. 승조원들이 탈출하기 위해 이미 사용한 듯이, 전함에 딸린 소형 구조 보트들은 보이지 않는다. 미 국방부는 이 순양함이 우크라이나군의 넵튠 미사일에 격침된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러시아에서 인기 있는 TV 뉴스쇼인 ‘솔로비오프 라이브’의 호스트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오프(58)는 16일 방송에서, 모스크바함의 침몰에 “분노한다”고 흥분했다. 서방에 대한 독설을 퍼붓기로 유명한 그는 “사람들이 이 전함이 낡았느니, 수리를 했으니, 이런 전함은 취약점이 있느니 말할 때에, 나도 무슨 말인지 알겠다”면서도 “설명 좀 해달라. 젠장 당신들, 이 배를 어떻게 잃은 거요? 어떻게 그때 흑해 구석에서 그 꼴이 난 거요?””라고 물었다.
솔로비오프는 “우크라이나군 주장처럼 넵튠 미사일 두 발이 발사됐다 해도 상관 안 한다. 그런 대함(對艦) 미사일 공격에 방어 무기를 갖춘 전함이 언제부터 미사일 공격을 두려워했단 말이냐” “진화(鎭火) 시스템은 어떻게 된 것이냐. 전함이 안에서 밖으로 불타는데 왜 작동을 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러시아 군부는 격침 사실을 부인하고, 함내 탄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더타임스는 “러시아 군부가 모스크바함 침몰을 대수롭지 않게 취급하려고 하지만, 솔로비오프의 공개적인 분노는 러시아 정부가 ‘특별군사작전’으로 부르는 이 전쟁의 전황에 대해 크렘린 내부에서 품은 불만과 분노를 반영한다”고 전했다. 러시아 언론매체는 당국의 지시에 따라, 54일째 맞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부른다.
우크라이나 언론 매체들은 이 흑해 함대의 사령관인 이고르 오시포프가 기함(旗艦)인 모스크바함 격침으로 인해 구금됐다고 보도했으나, 더타임스는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통상 510명에 달했던 이 순양함 승조원 중에서 얼마나 구조됐는지도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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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의 해군 기지에 도열한 모스크바 순양함의 승조원들. 러시아 국방부는 "승조원 전원이 구출됐다"고 발표했으나, 이날 공개된 동영상에는 100여 명만 확인됐다. 구금설이 나돈 흑해 함대 사령관은 이날 열병식에 보이지 않았다./러시아 국방부 배포/EPA 연합뉴스 |
러시아 국방부는 니콜라이 예브메노프 러시아 해군 참모총장이 16일 세바스토폴에서 약 100명의 승조원을 사열하는 동영상을 공개했지만, 오시포프 흑해 함대 사령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승조원 전원이 안전하게 구조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러시아 밖에서 후원하는 자유유럽방송/라디오 리버티에 이 순양함에서 전사한 한 승조원의 아내는 “남편은 임무를 수행하다가 숨진 영웅이며, 27명이 실종됐다”고 말했다.
[이철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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