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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이재명 저격수’의 단식 농성… 국민의힘 강원 공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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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당내 1위 김진태 자르고 황상무 단수 추천

사실상 전국 유일… 회의 불참자 있는데도 “전원 합의” 발표

당 관계자 “金 과거 발언 수도권 선거 악영향”

조선일보

16일 오전 4시 국회 앞 김진태 의원이 자고 있던 텐트 전경. 김 전 의원은 공관위가 자신을 컷오프 하자 15일부터 이곳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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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최근 강원지사 선거 당내 후보군 가운데 압도적인 여론조사 1위이던 김진태 전 의원을 쳐내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 과정을 “전원 합의”라고 발표했지만, 해당 회의에는 결원이 있었고 반대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민의힘은 작년 재보궐 선거에서 단체장을 배출한 서울·부산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유일하게 강원도에서만 표결 없이 단수 공천이 이뤄졌다.

지난 14일 공관위는 “강원도지사 후보로 전 KBS 앵커인 황상무 후보를 단수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표결 없이 공관위원 전원 합의의 결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선닷컴 취재에 따르면, 강원지사 후보 관련 최종 합의가 이뤄진 마지막 공관위 회의(14일 오전) 땐 공관위원 1명이 합의 현장에 없었고, 해당 위원에게 전화 등으로 의견을 묻지도 않았다. 공관위 관계자는 “회의장 내에서도 단수 추천 반대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이제껏 공관위가 낸 공천 결정에서 ‘표결 없는 합의’는 취임 1년밖에 되지 않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을 제외하면 황 후보가 유일했다. 김 전 의원은 이에 불복, 15일부터 국회 앞에 텐트를 치고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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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4시 국회 앞 텐트에서 자고 있는 김진태 의원(위)과 보좌진. /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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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강원지사 당내 후보군 가운데 여론조사로 김 전 의원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은 후보는 없었다. 3월31일~4월2일, G1방송이 입소스에 의뢰해 진행한 강원지사 후보적합도 여론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의 이광재 의원이 23.5%, 국민의힘의 김진태 전 의원이 19.6%의 선호도를 보였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원창묵 전 원주시장이 7.7%, 황 전 앵커가 6.2%를 기록했다. 그 전인 1월28일부터 이틀간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자체 조사한 각 당 후보 적합도에서는 김 전 의원이 21.3%였고, 황 전 앵커는 기타 다른 후보군으로 잡혀 따로 적합도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공관위 관계자는 “공관위 내부적으로는 선거가 시작되면 황 전 앵커가 충분히 역전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대선 기간 ‘이재명 비리 검증특위 위원장’을 맡아 민주당의 화천대유TF에 김만배씨가 근무하던 언론사 임원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해촉을 이끌어 냈고, 이재명 후보의 공보물에 검사 사칭 전과 소명에 대한 허위 사실 문제를 제기하는 등 이재명 저격수로 활약했다. 그런데도 컷오프된 주된 사유는 ‘수도권 민심’이었다. ‘중도층에 이미지가 나쁘다’는 것이다.

또 다른 공관위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 때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빼앗아 와야 하는데, ‘김 전 의원의 과거 과격했던 발언이 수도권 표심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꼭 호남 사람이 아니더라도, 젊은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지방선거는 총선과 달라 단체장은 눈에 띈다. 선거가 시작돼 진영 논리로 싸움 붙으면 수도권 표심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2019년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켜 당으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의원은 17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공천 과정이 국민에게 너무나 불공정하게 보이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본선 필패다. 이런 상태로 강원도민의 마음을 얻기는 어렵다. 이는 강원도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황 후보에게 경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조선닷컴은 이에 대한 황 후보의 입장을 들으려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앞서 제시된 두 여론조사는 각각 강원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응답률 16.0%), 남녀 1011명(응답율 7.3%)을 대상으로 유무선·무선, 전화면접·무선 ARS 조사를 통해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3.1%p(95% 신뢰수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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