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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전쟁 '넷플릭스' 웃었다…웨이브·티빙·왓챠 1500억 손실

머니투데이 윤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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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전쟁 '넷플릭스' 웃었다…웨이브·티빙·왓챠 1500억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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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가입자 100만명 증가한 넷플릭스, 영업이익도 2배로

토종 OTT, 매출 증가→영업 적자 딜레마… 통합설 '솔솔']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지난해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서 넷플릭스만 웃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 등 오리지널 콘텐츠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2배가 된 가운데, 토종 OTT 3사는 총 15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가입자 유치를 위한 콘텐츠 투자금액이 급증한 탓이다. 갈수록 격화하는 '쩐의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토종 OTT가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플릭스 한국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6317억원, 영업이익 17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곱절이 됐다. 특히 넷플릭스 구독료인 스트리밍 매출이 6296억원으로 1년 만에 58% 증가했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역대급 흥행으로 국내 유료 가입자가 지난해 1분기 400만명에서 연말 500만명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토종 OTT 3사는 울상이다. 웨이브·티빙·왓챠의 통합 매출은 4325억원으로 넷플릭스의 68% 수준에 그쳤다. 반면 3사의 영업손실은 1568억원을 넘었다. 웨이브(-558억원)와 왓챠(-248억원)의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각각 229%, 60% 급증했고 티빙(-762억원)은 1년 만에 12배 이상이 됐다.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콘텐츠 투자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토종 OTT 영업손실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적자를 메꾸려면 가입자를 늘리거나 요금을 인상해야 하는데, 후자는 이용자 대거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시선을 끄는 독점 콘텐츠를 늘려 가입자를 확대해야 하는데, 양질의 콘텐츠 제작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이에 티빙은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웨이브도 2025년까지 1조원을 투자한다.


더욱이 넷플릭스는 올해 전년보다 10개 늘어난 25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기로 했다. 국내에서만 약 8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본력을 앞세운 디즈니플러스(디즈니+), 애플TV플러스(애플TV+) 공세도 거세다. 토종 OTT 사이에서 이같은 출혈경쟁에 뒤처지면 자칫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이유다.


토종 OTT 연합군 탄생할까…"제작비 세액공제도 확대해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윤경림 사장(오른쪽)과 강호성 CJ ENM 대표가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East에서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KT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윤경림 사장(오른쪽)과 강호성 CJ ENM 대표가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East에서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KT


최근 토종 OTT 통합론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덩치를 키워야 효율적인 콘텐츠 투자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CJ ENM과 콘텐츠 혈맹을 맺은 KT는 최근 자체 OTT 시즌과 티빙 통합 가능성에 대해 "항상 열려 있다"고 답했다. 앞서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해 콘텐츠 개발·제작·유통에 협력하기로 했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티빙이 시즌과 통합하면 손익분기점 도달이 빨라질 것"이라며 "통신사 기반의 가입자를 흡수하고 KT그룹이 보유한 웹툰·도서 관련 IP(지식재산권) 저작물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동시에 CJ그룹이 보유한 음악 관련 IP는 지니뮤직을 통해 유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토종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상콘텐츠 세제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영국·프랑스는 영상콘텐츠 제작비의 25~35%를 세액공제하지만, 한국은 공제율이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에 불과해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이마저도 올해 말 일몰 예정이어서 3~10%의 세금지원까지 끊길 위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기획재정부에 일몰 시항을 2025년으로 연장하고 공제율을 대기업 10%, 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0% 상향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박종수 한국세무학회장(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최근 논문에서 "K콘텐츠 열풍이 지속되기 위해선 안정적 제작비 투자가 가능한 제도적 기틀이 필요하다"라며 "제작비 세액공제 관련 조항의 일몰 연장과 공제율 상향은 콘텐츠 업계에 꼭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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