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에 김대기 ‘경제 우선’ 이어갈듯
尹이 ‘실무형 능력’ 눈여겨 낙점
金 “대통령실, 정책 지원만 할것”
13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김대기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첫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내정한 김대기(66)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경제와 정무를 모두 아우르는 ‘실무형’ 인사로 꼽힌다. 실세형이 아닌 실무형 비서실장 인선을 통해 청와대가 인사권을 독점하거나 국정을 통제하는 과거 방식을 탈피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인 김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일한 경험이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김 내정자에 대해 “경제 전문가이면서 정무 감각을 겸비하고 있다”며 “다년간의 공직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성공적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했다.
윤 당선인이 경제 관료 출신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이어 김 내정자를 발탁한 것은 ‘경제 최우선’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내정자는 이날 “당선인의 국정 철학이 국민 통합과 경제 살리기, 두 가지 분야인데 특히 경제 쪽을 아주 중요시하는 것 같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서 저를 부른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윤 당선인과 개인적 인연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애초 비서실장 후보군에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한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처음엔 김 내정자가 다른 분야에서 후보군으로 추천됐는데 김 내정자 능력이 출중한 데다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고 기용됐다는 점에서 당선인이 눈여겨본 뒤 낙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주변에선 ‘소통령’으로 불리는 비서실장 자리엔 당선인의 복심(腹心)이나 노련한 정치인이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야 정치 경험이 없는 윤 당선인을 보좌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당선인 측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선거 때도 처음 보는 국민의힘 인사들과 호흡을 맞췄던 만큼 ‘편안한 사람’보다 대통령실 경험이 풍부하고 경제·정무를 모두 갖춘 점이 선택 기준이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처음 후보군으로 언급되던 실세형 전·현직 의원 대신 별다른 친분이 없는 김 내정자를 지명한 이유라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김 내정자는 대통령실 행정관에서 시작해 선임행정관과 경제정책비서관을 거쳐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의 자리에 오른 보기 드문 이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서울 출신인 김 내정자는 1978년 행정고시 합격 후 경제 부처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고 기획예산처를 거쳐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경제정책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선 통계청장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대통령실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을 지냈다. 당선인 측 인사는 “소위 밑바닥서부터 최고의 자리에 올라간 그야말로 실력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당선인이 높이 산 것”이라고 했다.
김 내정자 인선으로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약속했던 ‘슬림한 청와대’ 기조를 중심으로 한 ‘청와대 힘 빼기’ 작업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는 “청와대(대통령실)가 국정을 통제하고 지휘·군림하는 측면을 배제하고, 국정을 지원하고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차원에서 (일을) 해보라는 취지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당선인이 여러 번 말했지만, 저희는 청와대가 일하고 정책을 만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정책이나 그런 것은 총리 주재 하에 그런 데에서 하고 저희는 지원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인사에 간섭하거나 정책을 주도하기보다 책임총리나 책임장관제를 뒷받침하는 데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서울 ▲서울대 경제학과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정책실장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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