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세아제강(306200), 휴스틸(005010) 등 국내 강관업체들은 올해 1분기 44만5009톤(t)을 수출했다. 지난해 1분기 34만960t보다 30.5% 증가했다. 대(對) 미국 수출 물량이 많았다. 국내 강관업체들은 올해 1분기 미국에 27만6973t을 수출했다. 전년 동기보다 50.5% 증가한 수치다. 전체 강관 수출에서 미국 수출물량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54%에서 62.2%로 커졌다.
강관. /한국철강협회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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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출 물량이 늘어난 이유는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미국 내 원유와 셰일오일·가스 산업이 활발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수입하는 강관 가운데 23%는 한국산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과 함께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한국산 강관 수요가 커지면서 수출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LNG 수요가 늘어난 점도 강관 수출을 뒷받침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조처에 나서면서 강관 판매량이 증가할 가능성도 커졌다. EU 집행위는 2030년까지 러시아산 천연가스에서 완전히 독립하겠다는 내용 등을 담은 ‘리파워EU(REPowerEU)’ 계획을 지난달 발표했다. 미국도 호응해, EU에 LNG 수출을 늘리기로 했다. 미국 중부지역에서 생산한 LNG를 동부·남부지역 LNG 터미널로 옮기는 양을 늘려야 하는 만큼 강관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세아제강은 LNG용 강관 수요 확대에 발맞춰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다. 전남 순천공장에 200억원을 투자해 LNG용 스테인리스(STS)강관 생산 설비를 증설 중이다. 연내 설비 공사가 마무리되면 연간 STS 강관을 1만t 더 생산할 수 있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LNG용 강관 관련 문의가 갈수록 늘고 있다”며 “앞으로 LNG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최초로 순천공장에 24인치 조관기(강관 생산 설비)를 신규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걱정거리도 있다. 우선 원자재 가격이 부담이다. LNG는 1기압 기준 영하 162도를 유지해야 해서, LNG 수송용 강관은 저온에도 견딜 수 있는 STS로 만든다. 하지만 STS의 주요 원료인 니켈 가격이 올해 1분기에만 50%가량 오르면서 STS 가격도 뛰었다. 강관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원자재비 상승세가 장기화하면 수익성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미국의 철강 쿼터제로 강관 수출량이 제한되는 점도 문제다. 우리나라가 미국에 연간 수출할 수 있는 강관은 100만t가량으로 제한돼 있다. 세아제강만 미국에 강관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그마저도 유정용 강관 중심이어서 LNG용 강관은 수출밖에 방법이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뿐만 아니라 중동의 강관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강관업체들이 수출 국가를 다양화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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