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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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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비하인드] "두 유 노 BTS?"...美 시민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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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그룹 방탄소년단의 실제 인기는 어느 정도인지 물었다. 사진은 얼리전트 스타디움 인근. 라스베이거스=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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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방탄소년단의 미국 내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두 유 노 BTS(Do You Know BTS)' 인터뷰는 사소한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과연 미국 시민들이 생각하는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주류 음악시장을 무대로 일궈낸 성과는 실로 놀랍다. '빌보드200' '핫100' 고지 점령부터 국내 최초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까지 그간 K팝 시장에서 꿈으로만 여겨져 온 일들이 현실화 된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신기록 행진은 미국 내 방탄소년단의 입지를 가늠케 했다.

하지만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를 제외하곤) 유례없는 국내 아티스트의 미국 시장 성공기에 여전히 일각에서는 'K팝 팬이라는 특수층의 단결이 만들어 낸 성과가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한다. 미국 시민들을 아우르는 대중적인 인기라기 보단 강력한 소구력과 응집력을 자랑하는 K팝 팬덤을 중심으로 한 인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일부 K팝 팬덤의 응집만으로는 빌보드 '핫100'이나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 등 대중성이 수반돼야 하는 성과를 이뤄낼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주장에 큰 힘이 실리진 않는다. 그렇다면 실제 미국 시민들이 생각하는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이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본지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 거리에서 무작위로 시민들과의 인터뷰를 진행, "두 유 노 BTS"라는 질문을 던져봤다.

본지가 시민 인터뷰를 진행한 곳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였다. 당시 라스베이거스에서 방탄소년단의 콘서트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던 만큼 현지에 많은 팬들이 운집했지만, 리얼한 시민들의 의견을 묻고자 해당 인터뷰는 공연장 인근이 아닌 라스베이거스 중심가 거리 곳곳에서 무작위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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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10대 소녀 빌리(왼쪽)와 가투는 미국 내 모든 사람들이 방탄소년단에 대해 알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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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지오 호텔 앞 분수광장에서 만난 10대 소녀 빌리와 가투는 "방탄소년단을 아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방탄소년단을 알고 있지만 아미(ARMY, 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처럼 열성적인 BTS의 팬은 아니라고 설명한 이들은 "하지만 친구들 중에는 방탄소년단의 팬이 꽤나 많다"고 말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방탄소년단의 미국 내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이에 대한 질문에 두 사람은 "(미국 내) 모든 사람들이 방탄소년단을 알 것"이라며 "한국의 윈디렉션 같은 느낌이지 않나"고 입을 모았다. 아미처럼 공식적인 방탄소년단의 팬이 아니더라도 방탄소년단의 존재와 인기는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다는 설명이었다.

방탄소년단의 팝업 스토어 인근 식음료 판매점에서 근무 중인 캐서린 역시 BTS의 미국 내 인기에 공감했다.

캐서린은 "나는 일 때문에 항상 바쁜 편이라 팬 문화를 즐기긴 어렵지만 방탄소년단의 현지 인기는 그야말로 '놀라운' 수준"이라며 "방탄소년단은 (미국 내에서) K팝 팬이라는 특수한 집단에 한정된 인기가 아닌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도심과 완전히 떨어진 시골 마을에 사는 노인의 경우 방탄소년단을 모를 수도 있지만 그 외에는 모두 BTS를 알고 있을 것"이라며 방탄소년단의 대중적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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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분수 인근서 만난 에리카 아리아나(왼쪽) 모녀는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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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무작위로 진행된 인터뷰였지만, 그 중 상당수는 스스로를 아미라고 표현한 방탄소년단의 팬이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당시 라스베이거스에서 방탄소년단의 콘서트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관광객이 많기로 소문난 라스베이거스에서 이토록 많은 아미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은 놀라웠다.

벨라지오 호텔 인근에서 만난 에리카·아리아나 모녀는 "방탄소년단을 아냐"는 질문에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했다"고 답하며 아미임을 밝혔다.

"미국 내 모든 사람들이 방탄소년단을 알 것"이라고 말한 이들은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미쳤다. 그들의 메시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정신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방탄소년단의 높은 인기를 강조했다.

스스로를 방탄소년단의 팬이라 밝힌 이들의 다양한 연령대 역시 현지에서 방탄소년단의 대중적인 인기를 체감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방탄소년단의 팝업 스토어 인근에서 만난 재미 한국인 중년 부부 역시 자신들을 아미라고 소개했다. 오랜 시간 미국에서 거주해 왔다는 이들은 방탄소년단의 현지 인기에 대한 질문에 "미국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수준의 인기 아니냐"며 "아미가 아닌 일반 시민들도 방탄소년단을 인지하고 있다. 이들의 인기에 현지에서도 '신기하다'는 반응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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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20대 시민 나탈리 테스 레이첼(왼쪽부터 차례로)이 방탄소년단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소년들 중 한 명이라고 미국 내 BTS의 인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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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미국 내 인기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그룹은 비틀즈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대중음악 시장에서도 전설적인 입지를 자랑하는 비틀즈와 견줄 만한 파급력과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사실일까.

이에 대해 20대 시민 나탈리 테스 레이첼은 "방탄소년단은 미국에서 비틀즈나 윈디렉션·콜드플레이 급, 혹은 그 이상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모든 미국 시민들이 방탄소년단을 알고 있다고 확신한다. BTS는 현재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소년들 중 하나다. 그들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메시지가 이들의 인기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현지에서 직접 만난 시민들이 전한 방탄소년단의 대중적 인기는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이전까지 한국을 몰랐지만 방탄소년단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하는 이들도 상당수였을 정도다. 더이상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K팝 팬덤에 의존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음악과 메시지로 미국을 점령한 이들은 진짜 '글로벌 팝스타'였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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