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병역특례법 처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성일종 “병역특례 부여 이견없어… 계속 공연하는게 경제효과 크다”
이대남 커뮤니티선 “公正 의문”
인수위 “국회서 처리할 문제”
문화계 “이 기회에 기준·원칙을”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BTS 소속사인 하이브의 이진형 커뮤니케이션 총괄(CCO)은 기자간담회에서 “아티스트는 현재 병역과 관련한 업무를 회사에 일임한 상태”라며 “병역에 대한 논의가 이번 국회에서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빅히트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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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4월 임시 국회에서 가수 방탄소년단(BTS)을 위한 병역특례법 처리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정성과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찬성하는 쪽은 “국위 선양 기회를 주는 게 국익에 더 부합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표를 몰아줬던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들을 중심으로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차제에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특례와 관련해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인 성일종 의원은 12일 라디오에서 이른바 ‘BTS 병역특례법’과 관련해 “이 법을 빨리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정부 요청이 있었다” “형평과 국익에 관련된 문제라 여야 이견이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추진 방침을 밝혔다. 성 의원은 지난해 11월 국익에 도움이 되는 업적을 세운 대중문화예술인을 ‘예술요원’으로 편입해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실상 병역 면제를 해주자는 것이다. 당시 법안이 국회 국방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됐지만 의원들 간 찬반이 엇갈려 계류됐다. 성 의원은 “(최근) 민주당이 더 적극적이고 양당 간사 간 빨리 검토하자는 협의가 있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등도 이 법안에 찬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 의원은 이날 BTS 병역 특례 부여에 찬성하는 논리로 “국익에 어떤 게 더 도움이 되느냐 측면에서 봐야 한다”며 “BTS가 강남에서 공연하면 18만7000명이 오고, 빌보드에서 1위를 하면 1조7000억원의 경제유발 효과가 있다”고 했다. ‘빌보드 어워드 등을 수상하며 세계 팝을 주도하고 있는 BTS가 군대에 가지 않고 계속 공연할 수 있게 놔두는 게 국익에 더 부합한다’는 것이다. 성 의원은 “BTS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보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한국이 지금 전쟁 상태냐’는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여야가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자 2030 세대가 몰려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분출됐다. 회원 수 100만명이 넘는 한 패션 커뮤니티에는 “국위 선양의 기준이 뭐냐” “우리가 옛날처럼 못사는 나라도 아닌데 국위 선양을 했다고 병역 의무에 혜택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법안 처리를 시사한 성 의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등에게 항의 문자를 보내고 인증 사진을 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박민영 대변인이 “명백한 특혜고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인구 감소로 복무 부적격자들까지 모조리 입대시키는 마당에 새로운 면제 항목을 신설하겠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문화계에서도 ‘병역 면제의 기준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김도훈 문화평론가는 “클래식은 콩쿠르 우승, 스포츠는 올림픽 메달 같은 기준이 있는 반면 대중음악은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BTS와 소속사 하이브 측은 “정치권의 조속한 대응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이진형 하이브 CCO(커뮤니케이션 총괄)는 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병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BTS 멤버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번 국회를 넘기면 기약 없는 논의가 이뤄질 테니 (어느 방향이든) 조속히 결론 내줬으면 한다”고 했다. BTS 최연장자 멤버인 진(1992년생·본명 김석진)은 올해 병역법 개정이 불발될 경우 내년에 입대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인수위 신용현 대변인은 이날 “인수위 차원에서는 BTS 병역 특례를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 의견을 낸 바 없고, 그야말로 국회에서 논의해서 처리해야 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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