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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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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해가스’ 물들인 5만 관중의 함성…BTS의 꿈과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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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라스베이거스 공연 현장

도시 전체가 온통 보랏빛으로 물들어

미래의 케이팝스타 꿈꾸는 이들의 도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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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 콘서트를 펼치고 있다. 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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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덮친 경제 대공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 정부는 1930년대 초 후버댐 건설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사막 한가운데에 기적처럼 한 도시가 들어섰다. 카지노와 휴식시설을 갖춘 도시로 성장한 라스베이거스다. 100년 가까이 ‘카지노의 도시’였던 라스베이거스가 4월 ‘방탄소년단(BTS)의 도시’로 깜짝 변신했다. 유명 호텔이 늘어선 라스베이거스 블러바드, 이른바 ‘스트립’으로 더 잘 알려진 이곳은 보랏빛 물결로 넘실거렸다. 라스베이거스는 관광청 공식 트위터 계정 이름을 ‘보라해가스’(BORAHAEGAS·방탄소년단의 응원구호 ‘보라해’와 라스베이거스의 합성어)로 바꾸고, 도시 곳곳에 ‘보라해가스’라는 문구를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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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 콘서트를 펼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일대. 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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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는 어떻게 ‘BTS 시티’가 되었나?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는 8·9·15·16일 열리는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 콘서트를 맞아 라스베이거스 전체를 ‘비티에스 시티’로 만드는 ‘더 시티’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콘서트 개최를 전후에 도시 곳곳에 다양한 즐길 거리와 이벤트를 열어 확장된 팬 경험을 제공하는 ‘도시형 콘서트 플레이 파크’다.

콘서트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을 시작으로 약 5㎞에 걸쳐 라스베이거스 중심부인 스트립 지역에서 보고 먹고 즐기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호텔에선 ‘방탄소년단 테마 객실’과 한식 요리를 제공하는 ‘카페 인 더 시티’를 운영하고, 사진전 ‘비하인드 더 스테이지: 퍼미션 투 댄스’도 열고 있다. 세계 3대 분수 쇼 중 하나인 ‘벨라지오 분수 쇼’는 방탄소년단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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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각) 방탄소년단의 노래에 맞춘 분수쇼가 예정된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에서 멤버들이 야경 분수쇼를 즐기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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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2019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더 파이널) 콘서트였다. 이 콘서트를 진행하며 다양한 도시 경험 프로젝트를 준비했지만,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잠정 중단됐다.

김태호 하이브 운영·비즈니스 총괄(COO)은 9일(이하 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 엠지엠(MGM)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면서 ‘더 시티’ 프로젝트 재개 시점을 고심하다 라스베이거스가 그 첫 시험대가 됐다”고 했다. 이어 “‘더 시티’가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며 “방탄소년단뿐 아니라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 이타카를 포함한 하이브 모든 아티스트에게 충분히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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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호텔 체인 엠지엠(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은 5일부터 18일까지 라스베이거스 중심부에 있는 엠지엠 소유의 11개 호텔에 ‘방탄소년단 테마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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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 인근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사진전 ‘비하인드 더 스테이지: 퍼미션 투 댄스’에서 한 팬이 사진에 나오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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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진형 하이브 커뮤니케이션 총괄(CCO)은 이날 방탄소년단 병역 문제와 관련해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이전부터 국가의 부름에 응하겠다고 말했고, 그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그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멤버들이 조금 힘들어하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병역 관련 사안이 전세계적 관심사가 됐고 이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 성숙한 걸로 보아 이번 국회에서 정리가 됐으면 싶긴 하다”고 덧붙였다.



BTS 이을 케이팝스타 꿈꾸는 이들의 도전


라스베이거스에선 케이팝을 사랑하는 이들의 도전도 찾아 볼 수 있었다. 8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 컨벤션센터에선 하이브 소속의 여러 레이블(회사)이 함께 여는 ‘하이브 멀티 레이블 오디션’이 열렸다. 이날 오전 현장에 가보니 오디션장 밖까지 줄이 늘어설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오디션장 입구엔 ‘넌 스타야’(You are the star), ‘최선을 다해’(Do your best) 등이 적힌 메모지가 가득 붙어 있었다. 이번 오디션은 나이만 10대로 한정했을 뿐, 성별·인종·국가 등 자격 제한을 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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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 컨벤션센터에선 열린‘하이브 멀티 레이블 오디션’에서 오디션 참가자들이 대기 중이다. 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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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에 사는 카일리 황과 다이앤 모랜은 이날 오디션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황은 보컬을, 모랜은 댄서를 지망했다. 모랜이 올해 방탄소년단과 그래미상을 두고 겨룬 도자 캣의 춤을 즉석에서 선보이자 황은 손뼉을 치며 응원했다. 로스앤젤레스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음악 공부를 하는 클로이 비요마요르도 랩 파트에 참가하기 위해 오디션장을 찾았다. 그는 “케이팝이 세계 음악계 중심으로 들어가고 있다. 아이디어가 많은 음악이다. 케이팝 가수가 되면 개인적인 창의력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하이브 아메리카 관계자는 “오디션은 방탄소년단 콘서트 일정에 맞춰 나흘간 진행된다. 온라인으로 1만3천명이 지원했는데, 첫날은 2천∼3천명 정도가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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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 콘서트를 펼치고 있다. 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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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관객의 보랏빛 함성…꿈과 도전은 계속된다


9일 두번째 콘서트가 열린 얼리전트 스타디움은 보랏빛 함성으로 가득 찼다. 방탄소년단은 흰색과 빨간색의 무대 의상을 입고 등장해 ‘온’을 열창하면서 콘서트 포문을 열었다. 멤버들은 “메이크 섬 노이즈”(소리 질러), “스크림”(함성) 등을 외쳤고, 이에 5만 관객은 떼창과 함성으로 화답했다.

리더 알엠(RM)은 무대에서 “라스베이거스를 ‘사막의 기적’이라고 말한다. 내 생각엔 지금 이 순간이 기적 같다”고 했다. 슈가가 “확실히 사막의 도시답게 ‘핫’하다”고 하자, 제이홉은 “아미와 함께하면 사막이 바다가 된다”고 말을 이었다. 멤버들은 ‘버터’ ‘다이너마이트’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등 기존 히트곡을 새롭게 편곡해 들려줬고, 팬들은 ‘우리가 함께라면 사막도 바다가 된다’ ‘사랑해’라고 쓴 손팻말을 흔들며 환호했다. 이날 공연은 ‘퍼미션 투 댄스’ 무대로 마무리됐다. 공연은 15·16일에도 이어가며 마지막 공연은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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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 콘서트를 펼치고 있다. 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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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 직전 기자들과 만난 방탄소년단 진은 2년 연속 그래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된 것과 관련해 “기회가 이번만 있는 것도 아니고 언제든 도전 가능하니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보겠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은 다음달 라스베이거스를 또 찾을 전망이다. 5월15일 이곳에서 열리는 ‘2022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6개 부문 7개 수상 후보에 올랐기 때문이다. 기적과도 같은 방탄소년단의 꿈과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라스베이거스/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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