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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OSEN 'Oh!쎈 초점'

아쉬운 '스폰서', 그럼에도 이지훈은 남았다[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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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지난 6일 브라운관을 떠난 ‘스폰서’는 복수 드라마의 관습과 클리셰를 싹 다 긁어모았다. 어디선가 본 듯한 예측 가능한 전개, 익숙한 인물들의 갈등 구도, 공식 같은 장면들이 대거 삽입돼서다. 요즘처럼 볼거리가 많은 OTT 창궐 시대에 ‘스폰서’를 본방송으로 챙겨 봐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배우 이지훈이 박근형, 김정태, 한채영과 원숙한 연기력을 뽐내며 극을 이끌어나갔다. 작가-PD-FD와 잘못된 오해를 풀고 방송 전 발생한 잡음을 없애기 위해 집중한 결과다.

치정 로맨스를 표방한 iHQ 드라마 ‘스폰서’(극본 한희정, 연출 이철)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채워줄 스폰서를 직접 찾아나선 뷰티회사 CEO와 모델 지망생, 대기업 일가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지훈은 패션잡지 포토에디터 이선우 역을 맡아 복수라는 욕망에 사로잡힌 남자의 아픔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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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성공, 명예에 집착한 인물들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상대방을 이용하고 결국엔 배신하는 권모술수가 도사린 스토리가 얼토당토않은 논리로 이어졌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각각의 내면과 복수 방식이 정화없이 날 것처럼 전시돼 기묘한 장면과 대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사실 극 초반부에는 다음 화에 대한 기대감도 내심 있었다. 그러나 인물들의 성급한 태도 변화나 그들의 알 수 없는 속내, 그리고 반전은 속도감 있게 전개됐다기보다, 오히려 시청자들이 보지 않는 편을 선택하게 만들었다. 일부 배우들의 발연기 역시 몰입을 방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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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지난 2월 23일 첫 방송된 1회가 1.2%(닐슨코리아 제공·이하 동일)로 출발했지만 마지막 회인 12회가 0.9%로 종영하는 아쉬운 엔딩을 맞이했다. 일각에서는 유명 배우들의 이름값이 아깝다는 평가를 내렸으며, 일부 배우들의 수준 이하 연기력이 안타깝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런 가운데 이선우 역의 이지훈은 안정적인 발성과 발음이 주는 신뢰감으로 극을 채웠다. 2030세대 젊은 배우들 가운데 그처럼 고저장단을 지키는 사람은 많지 않을 터. 인물과 작품을 치열한 분석으로 접근하는 그만의 태도를 ‘스폰서’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가짜를 진짜인 것처럼 표현해야 하는 연기의 태생적인 속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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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향한 애정을 바탕으로 인물 이선우에 몰두한 그의 얼굴은 방송 전 얼룩진 의혹들을 초월한 근거이자 증거다. 주인공 역할을 충실히 해냈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복수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리는 상태에서, 위험천만한 현실에 맞서 죽음까지 불사하려는 선우의 행위를 이지훈은 적나라하게 비추는 데 망설이지 않았다. 배우로서 자신이 선우의 아픔을 관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일 것이다.

그는 박 회장 역의 박근형, 데이빗 박 역의 김정태, 한채린 역의 한채영과 케미스트리를 빚어내며 극에 시너지를 냈다. 후반부로 갈수록 드러나는 선우의 다층적인 면모는 이지훈이 가진 본연의 에너지와 만나 설득력을 얻었다. 그의 새로운 얼굴을 다음 작품에서도 만날 수 있으리라 짐작된다.

/ purplish@osen.co.kr

[사진] i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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