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방송화면] SBS가 사전편성된 MBC '닥터로이어'와 주연 배우 겹치기 편성 논란을 야기한 가운데 논란의 '우리는 오늘부터' 예고편을 방송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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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SBS가 무리한 편성 변경으로 드라마 주연 겹치기 편성 논란에 휩싸였다. 기대작 주연 홍보 선수를 뺏긴 MBC와 두 방송사 사이에 끼인 배우 임수향만 난감하게 됐다.
5일 MBC와 SBS 사이의 편성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MBC 새 금토드라마 '닥터로이어'가 5월 말 첫 방송을 사전 편성하고 있던 가운데, SBS가 마찬가지로 5월 중 첫 방송할 새 월화드라마로 '우리는 오늘부터'를 편성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두 작품 모두 배우 임수향이 주연으로 출연한다는 것이다.
먼저 편성된 작품은 MBC '닥터로이어'. 이 드라마는 조작된 수술로 모든 걸 빼앗기고 변호사가 된 천재 외과의사와 의료범죄 전담부 검사의 메디컬 서스펜스 법정 드라마를 표방한다. 배우 소지섭, 신성록, 임수향이 주연 물망에 오른 상태로 일찌감치 5월 금토드라마로 사전 편성됐다.
반면 '우리는 오늘부터'는 당초 '오늘부터 우리는'이라는 제목의 OTT 전용 드라마로 방송가에 알려졌다. 결혼 전 순결을 목숨처럼 지키던 오우리가 검진을 받던 중 의료사고로 인해 한 남자의 아이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소동극을 표방한 작품으로, 배우 임수향과 성훈이 데뷔작 '신기생뎐' 이후 오랜만에 재회하는 드라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털 사이트 공식 정보에도 6일 오전까지 바뀌기 전 제목과 '방송사 미확정'으로 등재된 상태였다. 이에 편성은 미정된 상태로 촬영만 먼저 마무리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사내맞선' 후속작으로 5월 중 첫 방송이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이다.
[사진=MBC 제공] 배우 소지섭(위부터 시계방향), 임수향, 신성록이 MBC 새 금토드라마 '닥터로이어'에 출연한다. |
논란의 시작은 SBS 금토드라마 편성에 공백이 생기면서부터다. 원래 SBS 금토드라마는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후속으로 '소방서 옆 경찰서'가 편성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소방서 옆 경찰서'가 프로듀서 사망이라는 비보 속에 촬영 중단됐다. 고인의 사망 원인에 대한 조사까지 진행되는 와중에 후속작 편성이 어려웠던 바. SBS는 '어게인 마이 라이프'를 새 금토드라마로 편성했다.
앞서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월화드라마 슬롯으로 논의 되고 있던 상황. 다시금 드라마 편성에 공백이 생기자 SBS는 OTT 전용으로 논의 중이던 '우리는 오늘부터'를 '사내맞선' 후속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첫 방송을 4월이 아닌 5월 중으로 편성하며 드라마 주연 배우가 겹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 MBC는 "유감"이라며 불편을 감추지 않고 있다. MBC 관계자는 OSEN에 "오죽 급했으면 그랬을까 싶다"라면서도 "SBS의 안쓰러운 편성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상도의를 벗어난 의사 결정"이라는 것. MBC 측은 "이미 '우리는 오늘부터' 편성이 늦어지며 '닥터로이어' 촬영에 무리를 주고 있었으나, 촬영이 선행된 프로그램이라는 이유로 배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SBS는 편성 과정에서 최소한의 양해도 없이 일방 통보로 일을 진행했다"라며 발끈했다.
무엇보다 드라마 주연의 겹치기 기피는 오랜 시간 방송가에 내려온 관행이다. 배우들의 다작과 다양한 콘텐츠 촬영에 대한 자유를 제한할 수 없기에 촬영 일정은 겹치더라도 편성 겹치기는 피하도록 방송사와 콘텐츠 제공사들의 물밑 조율이 있어왔다. 영화와 드라마 혹은 연극, 뮤지컬 처럼 관객과 시청자로 향유층이 나뉘는 게 아니고서야 드라마 안에서 주 시청자 층이 겹칠 확률이 높기 때문.
[OSEN=사진팀] 6일 오후 202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2020 MAMA) 레드카펫 행사가 열렸다. 배우 임수향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photo@osen.co.kr[사진] CJ ENM 제공 |
더욱이 '닥터로이어'와 '우리는 오늘부터'는 각각 법정물과 로맨틱코미디라는 판이한 장르로 극 중 등장할 임수향의 캐릭터 설정과 연기 또한 상이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비슷한 시기에 두 드라마를 봐야 하는 시청자들의 몰입이 방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 이에 MBC 측은 "주연 배우의 홍보나 마케팅이 겹치는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광고주나 협찬사, 시청자 모두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결국엔 이 과정에서 나오는 피해자는 시청자이지 않나"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SBS는 5일 '사내맞선' 마지막 회 이후 '우리는 오늘부터'의 예고 영상을 공개하며 임수향의 모습을 등장시켰다. 더불어 "'우리는 오늘부터'는 '사내맞선' 후속으로 11일 첫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제작사 그룹에이트의 사정으로 편성이 5월로 불가피하게 옮겨졌다. 4월 예정작이었기에 타 드라마의 편성 및 겹치기 출연에 대해서는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 타 드라마와 첫 방송일과 방송 요일, 시간, 작품 소재도 전혀 다르기 때문에 문제 없을거라 생각한다"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두 거대 방송사 사이에 낀 주연 배우 임수향을 향한 시선도 안타까움이 지배적이다. 소속사에 따르면 '우리는 오늘부터'는 촬영 막바지 단계이며 '닥터로이어'는 한창 촬영이 진행 중이다. 편성을 결정할 수 없는 배우 입장에서 결국 극명한 연기로 밖에 차이를 줄 수 없기에 압박감이 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가오는 5월, 훈풍이 도는 계절감과 달리 방송가 분위기엔 위기감이 더해지는 모양새다.
/ monamie@osen.co.kr
[사진] SBS 방송화면, MBC 제공,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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