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3대 대중음악상 그랜드 슬램 달성 목전
격리 해제된 멤버까지,전원 그래미 공연 서는 BTS
‘화이트 그래미’ ‘토니 베넷’이 변수
방탄소년단_2022 그래미 어워드 퍼포머 합류 이미지 /레코딩 아카데미(Recording Academy)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BTS가 3일 오후 5시(한국시간은 4일 오전 9시) 글로벌 히트곡 ‘버터(Butter)’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 선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 후보로다. 그래미 4대 본상(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신인상)은 아니다. 하지만 수상하면 한국 대중음악 가수로는 최초 그래미 수상이자 미 3대 대중음악상(그래미·빌보드·아메리칸뮤직 어워즈) 그랜드슬램 기록을 갖게 된다.
BTS는 2019년 그래미(61회) 어워즈 시상자 참여를 시작으로 4년 연속 그래미 문을 두드렸다. 퍼포머로는 3년 연속 참여다. 2020년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릴 나스 엑스와 합동 공연을 펼치며 그래미 어워즈 무대를 처음 밟았다. 지난해(63회)엔 단독 공연을 펼쳤고, 올해와 같은 부문 수상 후보로 올랐다. 이 자체로도 한국 대중음악 가수로서 전무한 기록이지만, 현지 큰 인기에도 수상하지 못 한 아쉬움이 있었다.
올해 BTS 수상 예측은 반반으로 갈린다. 수상 가능성을 높게 치는 쪽은 ‘버터’의 글로벌 인기를 가장 큰 이유로 든다. 지난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핫샷(hot shot·첫 차트 진입 주에 1위) 데뷔해 총 10주간 1위를 했고, 그해 최장 1위 기록을 가진 곡이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 아카데미(NARAS·레코딩 아카데미)가 이런 기록 앞 BTS를 계속 외면하긴 어려울 거란 분석이다.
BTS가 속한 소속사 하이브의 미국 현지 시장 영향력 확대도 긍정 신호로 꼽힌다. 지난해 하이브는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등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미국 연예 기획사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했다.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도 2년 연속 이름을 올렸고, BTS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얼굴이 타임 커버 모델로 선정됐다.
백인 가수 위주로 수상을 몰아줘 ‘화이트 그래미’라 비판 받던 그래미 시상 선택지에 변화가 생긴 것도 청신호다. 그래미는 지난해 블랙 라이브스 매러(Black Lives Matter·BLM) 시위 영향으로 기존 대비 주요 부문 흑인 아티스트 수상이 많아져 화제가 됐었다.
반면 곡의 인기와 무관하게 지난해 BTS 활동 방식이 그래미의 전통적인 심사 기준과 맞지 않아 수상에 불리할 거란 예측도 있다. 지난해 BTS가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 메가 히트곡을 내긴 했지만 전부 짧은 간격의 싱글 앨범 활동에 그쳤고, 음악관을 보여줄 정규앨범 등의 활동은 부족했단 것이다.
‘버터’ 자체가 BTS 멤버들이 주도한 곡이 아니란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리더 RM만 작사·작곡에 참여했고, 이마저도 7명 집단 창작 형식이었다. 1959년부터 열린 그래미 어워즈는 객관적 차트 성적이나 대중 인기도가 아닌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의 주관 판단으로 투표하기로 유명하다. 한 음악계 관계자는 “버터는 10대를 겨냥한 버블검팝 성격의 곡”이라며 “업계에선 깊이 있는 세계관 구축으로 호평 받았던 ‘러브유어셀프’ 연작 시리즈도 못 넘은 그래미 벽이 올해 버터에게는 더 높을 수 있단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수상 경쟁자들이 쟁쟁한 것도 적신호다. BTS가 오른 수상 부문은 이들과 함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를 냈던 브릿팝 밴드 ‘콜드 플레이’의 ‘하이어 파워’, 토니 베넷·레이디 가가 ‘아이 겟 어 킥 아웃 오브 유’, 저스틴 비버·베니 블란코 ‘론리’, 도자 캣 ‘키스 미 모어’가 올라 있다.
올해 96세인 베넷은 그 중에서도 큰 변수다. ‘평생 공로상(2002)’을 포함해 그래미 어워즈에서 19개 트로피를 거머쥔 전설적 재즈 뮤지션으로, 그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그래미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미가 그간의 공로를 감안해 그에게 20번째 트로피를 유종의 미로 안겨줄거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베넷이 아니더라도 2020년 ‘세이 소’로 디스코 부활을 알린 도자캣 또한 BTS 못지 않은 선순위 대기자다. BTS처럼 번번이 그래미 수상을 아쉽게 놓쳐왔고, 지난해 ‘키스 미 모어’가 크게 히트했으며, 평단 호응도 좋아서다. 벌처 등 일부 미국 대중지도 베넷과 도자캣 수상을 높게 점쳤다.
수상과 별개로 BTS 그래미 시상식 공연과 8~9일 열릴 이들의 현지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에도 관심이 쏠린다. 뉴욕타임즈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최근 K팝 그룹 BTS 멤버 2명(제이홉, 정국)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예정된 출연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3일 하이브 측에 따르면 BTS 전원 그래미 공연에 선다. 국내 확진됐던 제이홉은 격리가 끝나 2일 그래미 참석을 위해 출국했고, 현지 확진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던 정국도 3일 코로나 완치 판정이 나와 주최측 허가로 그래미 공연에 설 예정이다.
[윤수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