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정권 하 교육에 대한 불신·항의 다수 학생 학교 안돌아와
미얀마 군인이 총을 들고 경계를 서는 미얀마 대학입학 시험장.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2022.3.31.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양곤[미얀마]=연합뉴스) 이정호 통신원 = 올해 미얀마 대학교 입학시험 지원자가 군부 쿠데타 이전과 비교해 약 70%나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의 미래를 만들어나갈 교육 부문도 14개월째를 넘어가는 쿠데타 사태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얀마 교육부 자료를 인용, 올해 대학 입학시험 응시자 수가 31만2천299명이라고 2일 보도했다.
이는 쿠데타가 발생하기 전인 2년 전 2019∼2020년 대입 당시 응시자 97만 759명에 비해 약 70% 줄어든 숫자다.
현재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9일까지 2021~2022학년도 대입 시험이 치러지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대입 시험이 치러지지 않았다.
대입 시험 신청자가 대폭 감소한 데에는 지난해 2월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선 이후 군정 아래에서의 교육에 대한 불신이 컸기 때문이라고 방송은 분석했다.
쿠데타 직후 많은 교사가 군부에 항의하며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해 학교를 떠났다.
코로나19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지난해 11월에야 학교는 겨우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군부에 대한 항의로 등교하는 학생이 대폭 줄었다. CDM에 참여하는 교사들을 대체해 군정이 임명한 교사들에 대한 반감도 작용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등교 시 반군부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많은 학생이 학교로 돌아오지 않았고, 이에 따라 대입 신청자 수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군부 투쟁이 상대적으로 강한 지역에서 이런 상황이 더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무장투쟁을 하는 시민방위군(PDF)의 활동이 활발한 인구 29만명 가량의 동부 카야주에서는 대입 시험에 단지 780명만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방송은 전했다.
카야주에서는 미얀마군과 PDF간 충돌을 피해 10만명 가량의 주민이 피란 생활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카야주 데모소에 사는 쏘 미야는 방송에 "쿠데타 이전에는 대학 진학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정글에서 도피 생활을 하고 있어서 시험에 응시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사가잉 지역에 사는 학부모 킨 딴 누는 "CDM 참여 교사들을 대체한 이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나라가 평화로워지면 그때 다시 아이들에게 교육을 받게 할 것이다. 이미 인터넷에 여러 직업교육도 있고, 영어 학습 과정도 있다"고 언급했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압승으로 끝난 지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1일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반군부 세력을 유혈 탄압하고 있다.
현재까지 1천700명 이상이 군부 폭력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202134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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