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준플레이오프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득점 후 기뻐하는 한국전력 선수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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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6전 6패. 하지만 한 번의 승리로 모든 것을 뒤집었다.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우리카드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프로 출범 이후 첫 봄 배구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한국전력은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2시즌 V리그 준플레이오프에서 세트스코어 3-1(30-28, 18-25, 25-22, 25-19)로 이겼다. 정규시즌 4위를 차지해 5년 만에 봄배구에 나선 한국전력은 3위 우리카드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박철우와 서재덕, 두 왼손잡이 공격수들이 맹활약을 펼쳤다.
한국전력은 정규시즌 여섯 번의 대결에서 모두 졌다. 0-3으로 세 번, 1-3으로 세 번 져 승점 1점도 못 챙겼다. 하지만 단판 준PO에서 이겨 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리는 정규시즌 2위 KB손해보험과 PO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전력은 프로 출범 이후 이어진 포스트시즌 6전 전패 사슬도 끊었다.
우리카드는 알렉스 페레이라의 부상으로 대체 선수 레오 안드리치를 영입했으나, 한전에게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지난해 준PO에서 4위 OK금융그룹이 3위 KB손해보험을 꺾은 데 이어 2년 연속 4위 팀이 PO에 진출했다.
스파이크를 날리는 박철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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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 흐름은 우리카드가 가져갔다. 레오의 공격이 터졌고, 김재휘가 속공과 블로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한국전력엔 히든카드 박철우가 있었다. 황동일과 함께 투입된 박철우는 전위 세 자리에서 3점을 올리며 21-21 동점을 만들었다. 치열한 듀스 싸움을 끝낸 건 신영석이었다. 송희채의 서브 범실 이후 신영석이 레오의 공격을 가로막아 1세트를 끝냈다.
우리카드는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1세트에서 부진했던 송희채가 살아나면서 고른 득점이 이뤄졌다. 한국전력은 2세트 들어 다우디의 공격성공률이 떨어지면서 쉽게 내주고 말았다. 우리카드는 나경복이 왼 어깨 통증에도 불구하고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세트 스코어 1-1.
공격을 시도하는 한국전력 서재덕.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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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는 한국전력이 먼저 앞서갔다. 속공과 블로킹으로 분위기를 제압했다. 하지만 레오가 서브로 흐름을 바꿨다. 서브 득점은 물론 하승우의 다이렉트 킬을 이끌어내 13-13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믿었던 우리카드 리시브가 흔들렸다. 한국전력 서브가 강하진 않았으나 세터 하승우에게 정확하게 향하지 않으면서 보이지 않는 범실이 쏟아졌다.
4세트는 우리카드가 앞서갔으나 리드는 오래 가지 않았다. 끈질긴 수비 이후 박철우가 공격득점으로 연결해 12-11 역전을 이끌었다. 김재휘의 속공이 비디오 판독 후에도 아웃이 됐고, 레오의 공격을 신영석이 블로킹해 14-11까지 달아났다. 한전은 점수 차를 벌리면서 업셋을 완성했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였다. 체력 부담과 상대전적 6전 전패라는 압박감이 있었는데도 하나로 뭉쳐 이겨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전은 백업 리베로 이지석을 투입했고, 성공을 거뒀다. 장 감독은 "이지석이 시즌 중 거의 경기를 못 뛰었다. KB손해보험전부터 주전 오재성 컨디션이 안 좋았고, 오늘도 불안해서 이지석을 투입했다. 이지석이 철우가 말한 '미친 선수'가 되어준 것 같다"고 했다.
1일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뒤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한국전력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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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철 감독은 3세트에서 박철우를 선발로 투입하고, 로테이션 순서를 꼬았다. 장 감독은 "평소 내 패턴을 읽고 우리카드에서 매치업을 준비하려고 할 거 같아 깼다"며 "다우디가 첫 세트는 잘 했는데 2세트부터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박철우가 어려운 공은 다 잘 처리하고, 큰 경기 경험이 많은데 잘 해줬다"고 했다.
장병철 감독은 한전의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이끈 사령탑이 됐다. 장 감독은 "기록을 세운다는 건 의미 있다. 구단에도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KB전 준비 잘 해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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