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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기사회생, 박철우의 봄배구 맞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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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전 박철우가 30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프로배구 남자부 최종전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의 경기 3세트에 득점 후 선수들과 환호하고 있다. 2022.3.30.의정부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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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축제다, 즐기자!”

벼랑 끝에서 살아남은 뒤 박철우가 말했다, “즐기자”고. 한국전력은 지난 30일 KB손해보험과 2021~2022 V리그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점3 사냥에 성공했다. 우여곡절 끝에 봄배구 막차 탑승에 성공, 5시즌 만에 봄내음을 맡게 됐다.

롤러코스터였다. 1라운드를 1위로 마치며 단추를 잘 끼웠지만 이후 기세가 꺾였다. 역대급 순위 경쟁에서 점차 아래로 내려가더니 5라운드 이후에는 5위로 내려앉았다. 잡아야 했던 경기를 놓치면서 궁지에 몰렸다. 봄배구 티켓을 눈앞에서 놓쳤던 지난 시즌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힘을 모았다.

결전의 날이었던 30일. 1세트를 힘없이 내줬다. 한 세트를 더 뺏긴다면 봄배구는 물 건너 가는 상황에 치달았다. 겨우내 2세트를 가져온 뒤 돌입한 3세트.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4-21에서 점수는 순식간에 24-24가 됐다. 감독도, 선수도 얼어붙은 상황에서 박철우가 팔을 걷어붙였다. 9번의 듀스가 오간 끝에 34-32로 세트를 가져오는 데 앞장섰다. 3세트에만 11점을 기록, 총 22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책임졌다. 말그대로 ‘투혼’이었다.

2020~2021시즌 한국전력으로 둥지를 튼 이후 첫 봄배구다. 박철우는 “20대 때는 밥 먹듯 올라갔는데...”라고 웃으며 “오늘 같은 경기가 가장 힘들다. 우리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부담감에 짓눌려 몸이 굳었다. 다행히 어려운 순간을 잘 이겨냈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했다.

봄 무대를 수없이 밟아본 베테랑이다. 하지만 부담감은 못지않게 컸다. 박철우는 “전 소속팀에서는 ‘강팀 DNA’가 있었다. ‘할 수 있다’,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한국전력에 와서는 ‘지면?’. ‘떨어지면 어떡하지’ 등의 예전이 안 좋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 압박감이 우리를 짓눌렀다”고 털어놨다.

비 온 뒤에 땅은 굳어진다. 이번 시즌 단 한 번도 이겨본 적 없는 우리카드를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다. 박철우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압박감이 아니라 즐기고 싶다. 이번에는 소리 한 번이라도 ‘꽥’하고 질러보고 싶다”고 바랐다.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맞이하는 첫 봄배구다. 박철우는 선수들에게 “이제는 우리에게 주어진 축제이자 보너스다. 긴장하지 말고 즐기자”고 힘주어 말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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