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7.54달러(7%) 하락한 배럴당 100.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1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는 현지시간 오후 7시55분 현재 전장 대비 5.43% 내린 107.2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향후 6개월간 역대 최대 규모인 1일당 100만배럴의 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택한 전쟁(우크라이나 침공)'을 최근 유가 급등세의 원인으로 꼽으며 단기적 유가 안정에 전력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올 1분기 WTI는 30% 이상 올랐다.
이와 함께 미 행정부는 석유 시추용 공공부지를 임대했지만 원유를 생산하지 않는 땅에는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도 의회에 요청한다. 생산 허가를 받고도 시작도 하지 않은 유전만 9000개로 파악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미국의 비축유 방출 결정만으론 공급 우려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발란데라 에너지 파트너스의 매니시 라지 최고재무책임자는 마켓워치에 "(유가 하락세가) 잠깐은 유지되겠지만, 지속되진 못한다"라고 평가했다.
비축유 방출이 소비자들을 위한 휘발유 가격 인하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칠 지도 불투명하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비축유 방출의 즉각적인 영향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향후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10~35센트 떨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오는 5월 하루 43만 배럴 증산에 합의했으나, 이는 기존 40만 배럴에서 찔끔 높인 수준에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OPEC에 대폭 증산을 거듭 요청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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