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니싱’ 에서 우크라이나 출신 올가 쿠릴렌코와 연기
영화 '배니싱'에서 남녀 주인공을 연기한 유연석과 올가 쿠릴렌코 /제이앤씨미디어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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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개봉하는 영화 ‘배니싱(Vanishing)’은 글로벌 프로젝트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 ‘오블리비언’으로 기억되는 배우 올가 쿠릴렌코가 여주인공으로 출연하고 ‘페이지 터너’의 프랑스 감독 드니 데르쿠르가 연출을 맡았다. 장르는 스릴러. 심하게 훼손된 변사체가 발견되고 사건을 맡은 형사 진호(유연석)가 법의학자 알리스(올가 쿠릴렌코)를 찾아 자문을 구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올가는 우크라이나 출신 배우예요. 모국 사람들이 겪고 있는 전쟁은 영화보다 훨씬 더 참혹합니다. 올가의 소셜미디어에 들어가 봤는데 우크라이나 영상들이 많더라고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배우 유연석(38)에게 먼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유연석은 “개봉을 앞두고 ‘영화 홍보를 함께하자’는 말을 꺼낼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가가 옆에 있다면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거나 뭔가를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29일 화상 인터뷰로 그를 만났다.
영화 '배니싱'의 배우 유연석 /제이앤씨미디어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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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영화 ‘올드보이’로 데뷔(유지태의 아역)했으니 20년이 다 됐다.
“그렇게 말하면 거창한데 아직 배울 게 많다. 영화와 드라마를 알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배니싱’은 한국에서 촬영한 외국 영화다. 현장에서는 영어로 의사소통을 했는데 굉장히 콤팩트하게 효율적으로 찍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감독이 특별히 요구한 것이라면. 편집된 영화를 본 감상도 궁금하다.
“알리스와 공조수사를 하는 형사 역할이지만 서로 호감이 느껴지게끔 해달라고 했다. 의상부터 마술까지 매력적인 형사처럼 보이려고 노력했다. 영화를 보니 어떤 장면은 굉장히 한국영화 같고 어떤 장면은 그렇지 않더라.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할리우드 스타와 호흡을 맞춘 소감은?
“거대한 스태프를 이끌고 올 줄 알았는데 혼자 왔더라. 낯선 도시에서 외롭고 힘들었을 텐데 잘 적응하며 촬영했다. 여러 언어로 소통하면서 진지하게 작업하는 태도를 배웠다. ‘잘 자요’라는 대사를 나는 프랑스어로, 올가는 한국어로 주고 받는 장면은 우리가 상의해 즉흥적으로 넣었다. ‘오징어게임’ 등 한국 콘텐츠도 글로벌하게 사랑받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늘어날 것이다.”
-2020년 가을에 촬영한 것 같은데 촬영 전후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코로나 상황이라 감독님과 스태프, 올가는 입국해서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화상으로 미팅을 할 정도로 촬영 시간이 빠듯했다. 촬영 후반부에는 내가 뮤지컬 ‘베르테르‘를 공연할 때라 올가를 극장에 초대하고 저녁식사도 함께했다.”
-내비게이션을 켜놓고 다른 길로 운전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정해진 길로만 가지 않는 진호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말을 암시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정작 일상의 나는 내비게이션을 100% 활용하는 드라이버다(웃음).”
-영어를 잘하던데 외국어를 따로 공부하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할 땐 일본어를 익혔고 ‘배니싱’과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공부했다. 언젠가 할리우드 마블 영화를 하게 된다면 히어로보다는 악역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라면.
“보통은 그냥 잔다. 이제 따스한 봄날이니, 입양한 개를 데리고 어디 놀러 갈 데 없나 궁리하기도 한다.”
-어제 아카데미 시상식을 본 소감은.
“윤여정 선생님이 청각장애인인 수상자를 수어(手語)로 호명하는 모습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다. 이제 한국 배우들이 해외에서 수상하거나 시상하는 게 자연스러울 정도다. 자랑스럽고 당연히 욕심도 난다. 언젠가 나도 초대되길 꿈꿔본다. 윤여정 선생님은 젊지 않은 나이에 저 무대에 올랐기 때문에 ‘나한테는 아직 시간이 많구나’ 생각한다. 하하.”
영화 '배니싱'의 배우 유연석 /제이앤씨미디어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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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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