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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에 요동치는 기업이익…"4월 코스피 실적장세 돌파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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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코스피 영업익 3개월새 0.1%↓ 1개월새 0.4%↑

유가 100달러 돌파에 韓기업 70% 적자전환 전망

4월 코스피 박스권 전망에 이익방어주 선별 필요

가격전가·원달러 환율 수혜주 맑음…성장주도 볼만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주식시장이 1분기 실적장세에 돌입하는 가운데 기업 이익은 매크로(거시경제) 변수에 출렁이고 있다. 유가 급등과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에 중간재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부담이 커지며 연초 대비 이익 추정치는 꺾였지만, 관련 수혜주와 일부 성장주를 중심으로 최근 1개월 새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4월 코스피 지수는 2900선 아래 박스권에서 실적 모멘텀에 따른 업종별 차별화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아직 지정학 위험이 가시지 않아 증시의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지수 베팅보다는 이익 방어가 가능한 업종들에 선별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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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비용부담’에 꺾인 1Q 실적 전망치 반등

2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수 3곳 이상인 코스피 상장사 80곳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4조5414억원으로 전년(34조9844억원) 대비 28.3% 높게 나타났다. 이는 3개월 전(44조5898억원)보다는 0.1% 하향 조정됐지만, 1개월 전(44조3640억원)보다 0.4% 상향 조정된 수준이다.

올 들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가 기업 영업이익률을 죄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매출액 1000대 제조기업(151개사) 중 70.1%는 유가가 150달러 이상일 경우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응답했다. 유가 100달러 선에서 적자 전환된다고 답변한 기업도 13.2%에 이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기업의 생산원가 상승과 수요 감소를 유발해 업종별로 채산성, 제품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으로 잘 전가하는 업종의 실적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3조28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3829억원) 대비 38.8%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3개월 전 대비 2.6% 오른 수준이지만, 1개월 전에 비해선 0.1% 소폭 하향 조정됐다. 내달 초 1분기 잠정 실적발표를 앞두고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란 증권사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요 둔화, 원가 상승, 생산 차질 악재가 맞물렸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의 추정치 하회는 중국 봉쇄에 따른 전자제품 생산 감소로 모바일·PC 수요 둔화, 지정학 위험으로 인한 정보기술(IT) 기기 생산 차질 영향”이라며 “세트 사업부문에서 판매량 둔화, 원가 상승에 따른 실적 하향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1개월간 1분기 영업이익이 하향 조정된 상위 종목은 현대미포조선(010620)(-38.0%), 쌍용C&E(003410)(-23.4%),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17.1%), 휠라홀딩스(081660)(-5.1%), LG디스플레이(034220)(-3.6%), DL이앤씨(375500)(-3.3%), 한샘(009240)(-2.9%), 현대차(005380)(-2.7%) 순이다. 이들 기업의 3개월 전 대비 변동률도 8%대에서 최대 약 90%대 큰 폭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가격전가·원달러 환율 상승 수혜 ‘이익 방어주’ 맑음

코스피에서 같은 기간 1분기 영업이익이 오른 업종들은 조선, 석유 및 가스, 화학, 음료, 반도체·장비 등이다. 종목별로는 유가 상승 수혜가 예상되는 S-Oil(변동률 34.8%), SK이노베이션(096770)(22.8%), 포스코케미칼(003670)(11.1%)이 가장 많이 올랐다. 가격 인상 효과에 ‘깜짝 실적’이 예상되는 롯데칠성(005300)(10.8%)과 LG이노텍(011070)(1.9%), 한미반도체(042700)(1.8%) 등 원·달러 환율 상승 수혜 부품주들도 오름세를 보였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전반적으로 원자재 가격에 수익성 압박이 있지만, 유가 상승세에 정유주 실적이 단기에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IT 부품 수출주들은 원·달러 급등에 실적 개선 여지가 있는 등 업종별로 방향성이 차별화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가운데 인플레이션, 공급망 병목현상이 실적과 주가 측면의 주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코스피는 4월에도 박스권 흐름이 예상되면서 지수 베팅보다는 이처럼 이익 방어가 가능한 업종을 중심으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단 조언이 따른다. 러시아 침공 장기화 속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빅스텝’(50bp 금리 인상)과 국제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번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2600~2850포인트, 하나금융투자 2580~2850포인트, 다올투자증권은 2570~2780포인트를 4월 예상 밴드로 제시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 코스피는 통화정책 불확실성(3월 FOMC)을 상당 부분 해소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전까지 추세적 회복과 실적 추정치 하향은 불가피하다”며 “지수보다 이익률 방어 업종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낙폭과대 성장주도 방법?

실적 흐름이 양호한 낙폭과대 성장주가 4월에 유리할 수 있다는 조언도 따른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게임, 바이오, 인터넷, 2차전지의 성장주 업종이 가장 크게 급락한 점을 짚었다. 다만 남아있는 연준의 빅스텝 우려는 성장주 반등을 제한해 고비는 남아있다고 평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주 중 제약·바이오, 엔터, 2차전지가 상향 조정되는 흐름”이라며 “플랫폼 사업 규제 우려로 조정받았던 인터넷은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견조한 실적이 예상되고, 2차전지는 전방(완성차) 생산 차질, 가격 부담에 눈높이가 낮아졌지만 수요·실적이 모두 견조해 오히려 어닝 서프라이즈가 가능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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