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창립 30주년 기념 행사에서 김상열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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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이 사모펀드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인수했다.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공시했지만 이번 계기로 항공업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반건설은 사모펀드(PEF) KCGI(강성부 펀드)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940만주(지분 13.94%)를 5640억원에 현금으로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목적은 단순투자로, 취득 예정일자는 다음 달 4일이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KCGI의 한진칼 보유지분은 17.41%로,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20.93%)에 이어 2대 주주였다.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 1162만190주 중 940만주를 호반건설이 인수하면, KCGI의 지분율은 3.30%로 낮아진다. 호반건설은 이번 거래로 한진칼 지분 13.97%를 보유하게 됐지만 KCGI의 잔여지분에 대해서도 콜옵션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호반건설은 이날 보유지분을 17.43%로 공시했다. 이렇게 되면 호반건설은 한진칼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호반건설은 공시한대로 이번 지분 인수 목적이 '단순투자'라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항공업 경기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또 현재로선 추가 지분 인수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단순 투자는 아닐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호반건설이 2015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둔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했던 전력이 있고 2019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이름이 오르 내렸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 참여 당시에 "건설업과 항공업이 만나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인수 의지를 보였었다. 이번 한진칼 지분 인수 역시 항공업과의 연계성을 가지려고 하는 의도일 수 있다는 해석 나오는 이유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합병이 성사될 경우 경쟁력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일각에서 지분 17.02%를 보유한 반도건설과 연합해 지분 경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반도건설과 지분을 합친다고 해도 여전히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과 조 회장 우호지분(44.72%) 합에 미치지 못한다. 반도건설측도 "호반건설의 한진칼 지분 인수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협의도 없었다"며 "더이상 경영권에 관심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호반건설이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향후 입장을 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건설도 2020년 한진칼 경영권 분쟁 당시 처음엔 '단순투자'로 공시했다 이른바 3자 연합 구성 후 '경영참여'로 투자 목적을 변경한 바 있다. 일각에선 호반이 이미 연합이 끝난 3자 연합측이 아니라 조원태 회장쪽과 교감이 있었던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한항공 측은 "지분매각과 인수는 KCGI랑 호반에서 한 것이고 목적을 모르는 만큼 따로 입장은 없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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