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나 군대 사기 평가에 '인간 관계' 여전히 중요"
러시아군 침공 맞서 화염병 투척 훈련하는 우크라 주민들 |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아프가니스탄은 지난해 미군 철수 발표 단 4개월 만에 탈레반에 수도 카불을 함락당했다.
지난달 러시아에 침공 당한 우크라이나는 전력이 압도적으로 우위인 러시아에 맞서 현재까지 한 달 넘게 버티는 중이다. 미국 정보기관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저항이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아프가니스탄과 우크라이나 각각의 전쟁에 대한 미 정보기관의 당초 분석이 어긋났다며 그 이유를 분석했다.
카불은 6개월은 버티고 키이우는 이틀 만에 함락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전황을 따져보니 아프가니스탄은 과대평가하고 우크라이나는 과소평가했다는 것이다.
한 나라나 군대가 얼마나 잘 싸울지를 평가하는 잣대로 리더십과 보급품 공급, 상대 전력 등 많은 요소가 있지만, 실제 이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에 아프가니스탄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방대한 자료 수집에 의한 최첨단 시대에도 여전히 '인간 관계'가 국가나 군대 사기 평가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전직 정보기관 관리들은 그래서 파트너가 되는 군대와 직접 일한 이들의 관점이 워싱턴 정책 입안자들에게 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을 좀 더 현실적으로 평가했다면 수십억 달러가 다른 곳에 사용됐을 수도 있고,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얼마나 강하고 효율적인지 알았더라면 더 빨리 많은 무기를 지원할 수 있었을 것이란 것이다.
앙구스 킹 미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은 "전투 의지 평가는 어렵지만 아프가니스탄 교훈은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군 침공 대비' 사격 훈련받는 우크라 시민들 |
미 정보기관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의지를 처음에는 의심했다.
스콧 베리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 국장은 "그들이 용감하고 명예롭게 싸우고 있다는 점에서 허술한 평가였다"고 했다.
더글라스 와이즈 전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은 "우크라이나의 의지를 의심하지 않았지만, 작은 군대 규모를 고려했을 때 버티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은 "전투 의지는 단순히 정보를 수집하는 것과는 별개"라며 "단순히 전투기가 몇 대냐의 차원이 아니고 상당히 주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리더십에 대한 분석도 실패했다.
앙구스 킹 의원은 "전쟁이 시작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처칠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신들이 훈련한 부대가 더 오래, 더 열심히 싸울 것이라고 믿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와이즈 국장은 "정보를 얻으려면 파트너 군대와 가까워져야 하고 그러면 편견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에 파트너 군대를 훈련하고 함께 일한 장교들이 전투 의지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이들의 정보는 워싱턴 분석가의 손을 거치면서 종종 간과된다고 마크 폴리머풀로스 전 CIA 요원은 말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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