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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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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지명 두고 청와대 “협의했다” 당선인 측 “안했다” 또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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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또 신·구권력 간 충돌
집무실 이전·인사 등
접점 찾기 어려울 듯


경향신문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23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달 임기가 만료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임으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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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국장(62)을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했다. 청와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의견을 수렴한 인사’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와 한은 총재 인사를 협의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놓고 정면 충돌한 신·구 권력이 한은 총재 인사를 두고 또 다시 부딪치는 모양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문 대통령이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한은 총재 후임으로 이 국장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이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을 역임한 경제·금융 전문가다.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은은 새 정부 재정·거시경제 정책 기조와 연관될 수밖에 없다. 윤 당선인과 차기 한은 총재(임기 4년)는 임기가 대부분 겹친다. 윤 당선인 측 의견 수렴을 위해 인사가 늦어지면서 한은 총재 자리는 상당 기간 공석으로 남게 됐다. 앞으로 국무회의 심의와 국회 인사청문회, 대통령 임명 절차가 남아있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에 대해 “한은 총재 직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선인 측 의견을 들어 내정자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간 대통령·당선인 회동을 위한 실무협의에서 윤 당선인 측이 희망했던 이 내정자를 문 대통령이 지명했다는 것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장 실장에게 차기 한은 총재로 언론에 거론되는 이 내정자와 다른 인사 중 누구를 원하느냐고 물었더니 장 실장이 이 내정자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의 인사 발표 직후 당선인 대변인실을 통해 “한은 총재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 수석이) ‘이창용씨 어때요’ 하기에 내가 ‘좋은 사람 같다’ 그랬다. 그게 끝”이라며 “그것을 가지고 당선인 측 얘기를 들었다는 게 납득이 가느냐”고 말했다. 장 실장은 “결국은 감사위원 임명 강행을 위한 명분 쌓기”라면서 “(청와대가) 정식으로 당선인에게 (한은 총재 후보자) 추천을 요청하고 (당선인이) 수락하겠다고 하면 (후보자를) 추천하는 상호간 협의나 절차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현 정부 말 인사 가운데 대통령과 당선인 측 의견 차가 비교적 적었던 한은 총재 인사를 두고도 신·구 권력 간 충돌이 벌어지면서 남은 인사 자리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는 접점을 찾기가 더 어려워 보인다. 감사원 감사위원 두 자리를 두고 한명씩 추천한 뒤 협의하자는 청와대와 두명 모두 자신들이 원하는 인사를 해야 한다는 당선인 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안보 공백이 우려된다며 윤 당선인 측에 협의하자고 한 취임 전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를 두고도 윤 당선인이 청와대에 하루도 머물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타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 윤 당선인 측이 이 후보자가 아닌 청와대의 인사 발표 과정을 문제삼는 측면이 커서 교착 상황을 해소할 실마리는 남아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대연·박순봉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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