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장 관련 결정 후 다시 문 열 것"…여학생들은 '눈물'
23일 카불에서 등교하는 여학생들.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이달부터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던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이 새 학기 첫날 말을 바꿨다.
23일(현지시간) 바크타르 뉴스 등 아프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 정부 교육부는 새 학기 첫날인 이날 등교가 시작된 지 몇 시간 만에 중·고등 여학생의 등교는 다음 고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한다고 밝혔다.
교육부은 "여학생들의 복장과 관련해 정부 지도자들이 결정을 내린 후 학교는 다시 문을 열 것"이라며 "이 복장은 샤리아(이슬람 율법)와 아프간 전통에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재집권 후 남학생과 저학년 여학생에게는 차례로 등교를 허용했지만 7학년 이상 중·고등 여학생의 등교는 대부분 막아왔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은 이달 하순부터 중·고등 여학생 등 모두에게 학교를 개방하겠다고 그간 여러 번 밝혔고, 교육부 대변인인 아지즈 아흐마드 라얀도 지난 17일 이를 거듭 확인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정작 새 학기 첫날 갑자기 말을 바꾼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등교했던 여학생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안타까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카불의 교사 팔와샤는 AFP통신에 "울면서 교실을 떠나려 하지 않으려는 학생들을 봐야 했다"며 "매우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에 데버러 라이언스 유엔(UN) 아프간 특사는 이런 탈레반의 조치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이유가 무엇이냐"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탈레반은 1차 집권기(1996∼2001년) 때 샤리아를 앞세워 여성의 외출, 취업, 교육 등을 엄격하게 제한한 바 있다.
재집권 후에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포용적 정부 구성, 인권 존중 등 여러 유화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상당 부분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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