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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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간지 슈칸포스트는 지난달 20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 문재인씨 체포에 총력 기울이나...야당 의원에 대한 본보기성 체포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슈칸포스트는 지난달 9일 윤 당선인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초기처럼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할 것이다”라고 대답한 것을 보도하며 “한국에서는 정권교체 때마다 전 대통령이 소추, 탄핵, 체포돼 왔다”고 했다. 또 슈칸포스트는 전 아사히신문 서울 특파원 마에카와 게이지의 말을 인용해 “윤석열씨가 (문 대통령에)지금 보복하고 싶은데 소수 여당 상황에서는 좀처럼 실행에 옮길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이 202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문 대통령 체포를 위해 움직일 거라고 주장했다.
일본 주간지 슈칸포스트가 3월 20일 보도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 문재인씨 체포에 총력 기울이나' 기사 /슈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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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일본 경제 전문지 ‘겐다이 비즈니스’ 인터넷판(홈페이지)에는 ‘문재인 대통령은 영원히 추방...한국에서 지금 문재인 대논쟁이 달아오르는 까닭’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이 올라왔다. 필자는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였다.
무토 전 대사는 국내·외 기사를 토대로 “재작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과반수 의석을 얻자, 문재인 정권의 국회 무시가 심해졌다” “문 대통령은 새해 기자회견 피했다” “임기 중 ‘국민과의 대화’ 2회, 기자회견 7회밖에 하지 않았다. 내용은 자화자찬뿐” “문 대통령은 정부의 권력기구 장악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목적은 나라 발전이 아닌 좌익정당이 장기 정권을 잡고 보수 권력 기반을 소멸시키는 것” “강권·독재 정치 결과 서울·부산시장 선거와 대선에서 패배했다”며 문 정부를 비판했다.
일본 주간지 겐다이 비즈니스가 3월 20일 보도한 '문재인 대통령은 영원히 추방' 기사 /겐다이 비즈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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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우익 언론, 文대통령 비난 기사 내는 이유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이영채 교수는 2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슈칸포스트, 겐다이 비즈니스 등의 잡지들은 일본의 가장 대중적인 주간지다. 중년 남성들, 비즈니스맨들이 많이 본다. 혐한을 계속 상품화하며 장사해왔는데, 이번엔 문 대통령에게 초점을 맞춰 비판 기사를 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보도의 주된 내용은 한국의 보수 미디어들의 주장이나 한국 인터넷에서 나오는 보수 우익의 주장을 그대로 가져와 분석한 게 많다”며 “무토 전 대사는 지한파로 알려진 분이고, 전 아사히신문 서울 특파원 마에카와 게이지는 원래 우익이다”라고 했다.
특히 이 교수는 슈칸포스트가 “혐한 기사를 많이 내는 잡지”라며 “2019년 한국은 필요 없다, 한국인들은 정신분열증을 갖고 있다 등을 기사화해서 일본 내 문인들한테도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나온 보도는 문 대통령에 대한 앙금이 일본 보수 주류에서 생긴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 5년 간 실질적으로 한일관계가 안 좋지 않았냐. 정권 바뀐 걸 환영하면서, 윤석열 정권과 일본을 동일시해 ‘(문 대통령을) 체포해주길 바란다’는 응징의 의미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일본 보수 우익’들은 왜 그렇게 문 대통령을 싫어하는 거냐”는 질문에 이 교수는 “문재인 정권이 등장해서 강제 징용공 판결이 나왔다고 하는데, 이게 일본 우익이 왜곡하는 게 있다. 이 판결은 이명박 정부 때부터 이미 결정된 내용이다. 마지막 최종 결정이 나온 게 문재인 정권이다. 대법원 판결이 문재인 정권의 등장 이유라고 이해하는 거다. 또 일본과의 위안부 문제를 백지화한 것, 북한과의 관계에서는 남북평화프로세스를 하는 것에 대해 일본이 위기의식이 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일본 미디어 반응에 대해선 “매우 환영하는 분위기다. 물론 문재인 정권 5년 간 한일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에 이 정권이 지속되길 바라지 않았다. 대선 때 저도 일본 후지테레비에서 토론을 했었는데 근소한 차의 출구조사가 나왔을 때 실망하는 기색이 많았고, 충격을 받았다”라고 했다.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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