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현대자동차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방탄소년단(BTS) 노래에 맞춰 이들과 함께 춤을 췄다. /유튜브 |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이 미국 소방 현장에 투입된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소방청(FDNY)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 2대에 대해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스팟은 높이 84cm, 길이 110cm 로봇으로 360도·열화상 카메라 장착했고, 4개의 다리로 험지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구매 가격은 대당 7만5000달러(한화 약 8300만원)로 알려졌다.
미국 소방당국이 로봇을 현장에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뛰어난 성능의 로봇을 투입한다면 재난 상황에서 구조자와 구조대원의 목숨 모두를 살릴 수 있다고 판단해 사고 현장에 쓸 수 있는 로봇을 찾고 있었다. 지난 2014년에는 캐터필러로 움직이는 ‘슈퍼드로이드’를 구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로봇은 계단이나 잔해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사족보행로봇 스팟. 국내외에서는 개를 닮은 모습 때문에 로봇개로 불린다. /보스턴다이내믹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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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FDNY이 눈여겨 본 로봇이 바로 스팟이다. FDNY 로봇부서의 미카엘 레오 소방대장은 “(슈퍼 드로이드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 현존하는 기술 중 가장 신뢰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소속된 로봇부서는 실제 사고 현장에서 슈퍼드로이드를 조종했다. 최근에는 주로 드론을 다룬다.
지난 1월 뉴욕 브롱크스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도 언급됐다. 바네사 깁슨 뉴욕 브롱크스 자치구 의장은 성명을 통해 “스팟이 있었다면 브롱크스 아파트 화재 사고에서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화재는 200명이 넘는 소방관이 투입돼 3시간 만에 진압됐지만, 19명이 사망하고 64명이 다쳤다.
앞서 2020년 뉴욕경찰(NYPD)에 임대된 스팟은 사건 현장에서 강도 위치를 파악하거나 인질에게 음식물을 전달하는 임무 등을 맡았다. 그러나 경찰이 저소득층과 유색인종을 억압하기 위해 로봇을 도입했다는 여론이 점차 커지면서 임대계약을 조기 종료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CES 2022에서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 위로 오르고 있다. /현대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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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의 차세대 먹거리는 ‘로봇’
현대차는 2018년 로보틱스팀을 신설했고, 1년 뒤에 경기 의왕연구소에 로보틱스랩을 만들었다. 작년에는 스팟을 개발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인수를 마무리했다. 올해 1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로보틱스를 차세대 먹거리라면서 로보틱스와 메타버스를 결합한 ‘메타모빌리티’를 제시했다. 정 회장은 “언젠가는 휴대폰처럼 사람들이 ‘스팟’(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개)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은 스팟 외에 직립 보행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등이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스팟이 방탄소년단(BTS)와 함께 춤을 추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송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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