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주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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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코스닥 시장에 '따상' 종목이 나왔습니다. 유일로보틱스 공모주 투자자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따상이란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서 결정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블'과 '상한가'를 합친 말이죠. 모든 공모주 투자자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모주는 보통 얼마나 오를까요? 이번에는 공모주의 일반적인 수익률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투자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 게 좋을지를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공모주 5곳 중 4곳은 주가 오르고 1곳은 떨어져...작년 평균 46.5%
공모주를 처음 도전하시는 분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얼마나 벌 수 있느냐, 아니면 투자 손실이 날 수도 있느냐는 점일 것입니다.
상장 첫날 공모주 수익률을 보면 지난 2021년 한해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한 115개 신규 상장종목들은 상장 첫날 종가가 공모가보다 평균 46.5% 올랐습니다. 공모가가 1만원이었다면 평균 1만4650원에 첫날 거래를 마쳤다는 의미입니다. 돈을 잃은 종목은 몇개나 될까요? 115개 중에 공모가보다 상장 첫날 주가가 떨어진 회사는 23곳이었고 나머지 92곳은 주가가 올랐습니다. 주가가 오른 공모주가 떨어진 공모주보다 4배 많은 셈이니 공모주 투자는 성공 확률이 꽤 높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악재가 산적해 IPO 시장이 부진하다는 이야기를 꽤 들으셨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상장 첫날 주가 상승률도 31.88%를 기록 중입니다. 작년보다는 낮지만 그래도 꽤 쏠쏠한 수준입니다. 31.88%의 수익률이라고 하면 체감이 잘 안 오실 수도 있는데요. 직접적인 비교가 부적절할 수도 있지만 작년 연말 대비로 현재까지 31.11% 이상 주가가 오른 곳은 900개가 넘는 코스피 상장사 중에서 17곳 밖에 되지 않습니다.
공모가격 산정이나 시초가 산정을 보면 기본적으로 공모주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공모가격을 산정할 때 IPO(기업공개) 기업과 주관사는 적절한 기업가치를 산정한 다음 일정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합니다. 많게는 40%까지 할인율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기업 가치가 1조원으로 예상된다면 40%의 할인율을 적용해 6000억원의 기업가치로 공모가를 책정한다는 것입니다.
또 시초가, 즉 개장 시점의 가격은 공모가의 90~200%로 결정됩니다. 50~200%가 아닌 90~200%로 정한 것도 일종의 투자자 보호 장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에 30%의 가격 제한폭이 적용됩니다. 일반적인 기업은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가격제한폭 30%를 적용하는데 신규상장기업은 전일 종가가 없으니 시초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죠.
유일로보틱스의 공모가는 1만원이었습니다. 개장 이전에 받은 매수 주문과 매도 주문을 접수해서 나온 시초가는 공모가의 2배인 2만원이었습니다. 개장 이후 25분 만에 상한가인 2만6000원을 찍었습니다. 1만원을 투자해 2만6000원에 팔으니 160%의 수익이 난 것입니다. 160%가 공모주 상장 첫날 수익률의 상한선입니다. 하한선은 -37%입니다.
"고민되시면 시초가에 던지세요. 익절은 항상 옳으니까"
그렇다면 따상에 성공하는 종목은 몇개나 될까요? 지난 18일 따상을 찍은 유일로보틱스는 케이옥션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따상에 성공한 종목입니다.
지난 한해 동안에는 17개 IPO 기업이 따상에 성공했습니다. 거의 2개월에 3개 꼴로 따상이 나왔는데 올해는 3월 중순까지 단 2개 밖에 따상 종목이 없으니 올해 IPO 시장이 작년보다 확실히 부진해보입니다.
따상 확률도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작년에 115개 신규 상장기업 중 17곳이 따상을 찍었습니다. 작년의 따상 확률은 14.8% 입니다. 올해는 23개 기업 중 단 2개, 확률로는 8.6%로 뚝 떨어졌습니다.
공모주를 들고 있는 투자자들은 언제 파는 게 가장 잘 좋을까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시초가에 던져라"고 조언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익절은 항상 옳다는 말이 있습니다. 고점을 예단해 버티지 말고 과감하게 수익을 실현하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올해 상장한 23개 기업들의 상장 첫날 시초가와 종가를 비교해보면 시초가가 종가보다 1.8% 높습니다. 미세한 차이이기는 하나 "시초가에 팔아라"가 틀린 말은 아닌 셈입니다.
보통 시초가를 확인하고 팔겠다는 공모주 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개장 이전 동시호가 시간에는 매도세가 약해 시초가는 상당히 높게 형성됩니다. 작년 기준으로 신규 상장 기업의 32.1%인 37개 IPO 기업이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즉 '따상'에서 '따'에는 성공했습니다. 이후부터 공모주 투자자들의 물량이 쏟아지는데 낙폭이 가파르면 투매 현상이 벌어져 주가를 더욱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시가가 고점'이라는 말은 이래서 나오는 거죠. 상장 직후 몰려나오는 공모주 투자자들의 물량을 시장이 얼마나 소화하느냐에 따라 그날 종가는 제각각이 됩니다.
시초가에 던지라고 조언하는 것은 상장 직후의 주가 변동성을 초보 투자자가 견디기 어렵다는 것도 한 이유입니다. 작년 10월부터 신규 상장종목은 상장일에 변동성완화장치(VI)를 적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변동성완화장치는 주가가 10% 이상 변동될 때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는 제도입니다. 주가 급변을 막기 위해서인데요. 신규 상장종목의 경우 개장하자마자 VI가 바로 발동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게 사라지면서 상장 당일 주가 변동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따상에 성공한 유일로보틱스도 개장 1분만인 오전 9시 1분에 상한가를 갔다가 오전 9시 11분에는 17% 수준으로 상승폭이 줄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급등해 오전 9시 25분에 따상을 찍은 겁니다. 일반적인 신규 상장종목의 상장 첫날 주가 흐름이 이와 비슷합니다. 400만명이 넘게 공모 청약에 참여한 LG에너지솔루션도 상장 첫날 공모가 30만원의 2배에 육박하는 59만7000원에 개장한 후 45만원까지 수직 하락했다가 50만5000원에 마감하는 널뛰기 장세를 펼쳤습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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