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컬리, 오아시스, SSG닷컴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의 국내 상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IB(투자은행)그룹장(53·전무)은 최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진행한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전년보다 침체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여전히 신성장 산업군에 속한 기업의 IPO엔 시장을 달굴 만한 열기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공모주 투자에서 개인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일반인 투자심리를 관찰하는 게 중요해졌다"며 "이커머스 외에 쏘카, 카카오모빌리티 등 성장성이 확대되는 모빌리티 기업, 정유업 호황기 속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현대오일뱅크의 IPO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IB부문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IPO, 부채자본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 인수·합병(M&A) 및 인수금융(M&A를 위한 대출)을 합쳐 20조원 상당의 거래를 주관한 것이다. 이는 전년도 실적인 6조원의 3배를 넘는 수치다. 이를 통해 순영업수익이 2020년 2161억원에서 2021년 2640억원으로 20% 넘게 늘었다.
특히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이 부문별로 굵직한 거래에 약방의 감초처럼 참여했던 것이 의미가 깊다고 배 전무는 평가했다. 그는 "IPO 부문에서는 한 해 주목받은 대형 딜들의 성공적인 상장을 담당한 것 외에도 메타버스 기업인 자이언트스텝과 디어유의 상장을 대표 주관하면서 국내 주식 시장에 메타버스 시대가 열릴 수 있게 한 것이 큰 성과"라면서 "와이더플래닛(빅데이터 기반 타기팅 광고 플랫폼), 원티드랩(HR테크 기업)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영위하는 성장성 높은 기업을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며 자본 시장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ECM에선 국내 유상증자 역사상 최고 규모로 평가받는 대한항공 유상증자를 주관했다. 그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3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대표 주관했다"면서 "해당 거래는 통합 경쟁률이 518대1을 기록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재무 이슈를 해소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했다"고 부연했다.
인수금융 주선으로는 업계 최다 건수를 찍었다. 배 전무는 "지난해 국내외 거래에 활발히 참여하며 24건의 인수금융 거래를 주선했다"면서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한샘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할 때,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메타넷엠플랫폼 경영권 지분을 사들일 때, EQT파트너스가 안티시멕스를 품을 때 각각 인수금융을 담당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투자증권 IB그룹의 장기 목표로 '각 사업 부문의 압도적 1위 달성'을 꼽았다. 이를 위해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 조달 방법을 '토털 솔루션'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2021년 그룹장 직속의 IB전략컨설팅부를 신설했다. 배 전무는 "A라는 대기업과 자금 조달 방법을 논의할 때 회사채만 가지고 접근하는 게 아니라 IPO, 증자, M&A 등 다양한 대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해주는 것"이라며 "IB그룹 전문가, 재무컨설팅 전문가 등 12명으로 구성돼 차별화된 콘텐츠를 생성해낸다"고 소개했다.
1991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배 전무는 1996년 한국투자증권 전신인 동원증권 기업금융본부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이래 쭉 '한투맨'으로 살아왔다. 2016년 IB1본부장을 거쳐 2020년부터 IB그룹장을 맡고 있다.
[강두순 기자 / 박창영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