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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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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유가 폭격] '디젤 쇼크'에 건설기계업 올스톱..."전쟁 종료까진 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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ℓ당 2000원 육박… 연초 대비 42.7%↑

운용비 급등에 월수익 최저임금도 안돼

벙커C유도 올라 중소 수출기업 큰 타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디젤(경유) 쇼크’가 국내 산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기업별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달 중 주유소 경유 가격이 리터(ℓ)당 20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로 인해 건설업계는 올라가는 건설 단가로 인해 신음하는 한편 건설기계 업자들은 아예 운전대를 놓는 상황이다. 벙커C유로 불리는 고유황중유(황 함유량 3.5%, 380센티스톡) 가격도 3월 들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가면서 물류비 상승에 따른 기업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월 170만원 수익 감소, 멈춰선 건설기계

1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4일 기준 국제석유제품 시장에서 경유(0.001%) 가격은 배럴당 128.9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배럴당 90.34달러였던 것에 비해 42.69% 오른 가격이며, 전년 동기(73.53달러) 대비로는 76.42% 상승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주요국이 러시아 원유 수출 제재를 언급한 지난 9일에는 경유 가격이 배럴당 180달러를 넘기도 했다. 경유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유럽이 경유 수입의 약 6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으며, 유럽 내 경유 사용량 중 14%가 러시아산이기 때문이다.

당장 건설기계 업계는 장비를 가동하지 않는 업자들이 늘었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4일 ℓ당 1311.17원이었던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ℓ당 1892.42원으로 44.33% 증가했다. 건설장비 업계에 따르면 산업단지 내에서 운행을 하는 덤프트럭 기사가 경유를 하루 100~150ℓ 사용하는데, 경유 가격 급등에 따라 월평균 170만원 정도 수익성 감소가 나타났다. 이 같은 수익성 감소는 덤프트럭뿐 아니라 트레일러, 굴착기, 지게차 등 모든 중장비에 적용된다.

여수산단 내에서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문기원씨(33)는 “급등한 경유 가격으로 최저임금 수준도 벌지 못하고 있다”며 “이미 많은 업자들이 건설장비 단가 인상이 있을 때까지 장비 가동을 하지 않기로 한 상태”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역시 철광석·시멘트 가격 인상에 더해 건설장비 운용비용이 증가해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상황이 이럼에도 코로나19 대유행, 타국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기 때문에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상황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이미 치솟은 건설 단가가 더 치솟을 것”이라며 “이는 곧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고 아파트 위주로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벙커C유도 연일 상승세 "물류 가격 안정 멀었다"

이달 들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벙커C유로 인해 국내 중소 수출기업들도 한숨이 깊다.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에 사용되는 벙커C유 가격은 14일 기준 배럴당 97.31달러로 전년 동기(배럴당 73.01달러)와 비교해 33.28% 뛰었다. 지난 9일에는 배럴당 112.8달러를 기록했다.

해운업계는 당초 해상 운임비가 올해 상반기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운임비가 상승할 것이란 우려다. 벙커C유 가격 상승은 장기계약을 하는 대기업보다는 수출하는 건마다 계약을 하는 중소기업에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공급 부족 상태기 때문에 유류할증이 즉각 반영되고 있어 운임비가 매일 오르는 것을 체감하기 때문이다.

HMM 관계자는 “해운기업도 운임비를 고정한 장기계약 분에 대해서는 손해가 있겠지만 가장 큰 피해는 중소 수출기업이 보게 될 것”이라며 “전쟁이 끝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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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minus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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