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철강 수입·신용평가·에너지부문 투자도 규제…첼시 구단주 등 15명 추가 제재
영국, 보드카 등 수백개 수입품에 35% 추가 관세…전 대통령 등 370명 제재
EU 깃발 |
(브뤼셀·런던=연합뉴스) 김정은 최윤정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영국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잇따라 추가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EU 27개 회원국 정부를 대표하는 기구인 EU 이사회는 이날 러시아의 경제, 개인을 겨냥한 4차 제재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에 따라 러시아산 철강 제품의 EU 수입이 금지된다. 이는 러시아가 33억 유로(약 4조5천199억원) 정도의 수출 수익을 잃게 된다는 의미라고 EU는 설명했다.
또 EU 업체들은 300 유로(약 41만원)가 넘는 사치품을 러시아에 수출할 수 없게 된다. 여기에는 보석, 크리스털, 캐비아, 와인, 핸드백, 가죽 제품, 신발, 코트 등이 포함된다. 5만 유로(약 6천850만원)가 넘는 자동차 수출도 금지된다.
이는 러시아 상류층의 생활 방식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한 EU 관리는 말했다.
특정 러시아 국영 회사와의 모든 거래가 금지되며 러시아 개인과 단체에 신용평가 서비스 제공도 금지된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 송유관 업체 트랜스네프트, 석유·가스회사 가스프롬 네프트 등이 거래 금지 대상이다.
또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신규 투자가 금지되며 에너지 산업을 위한 장비, 기술, 서비스에 대한 수출 제한도 추가로 도입된다. 단, 일부 EU 회원국이 러시아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원자력 부문은 예외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비롯한 화석 연료와 팔라듐 등 여러 원자재에도 제재가 적용되지 않아 러시아는 계속 이를 수출 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를 비롯해 항공, 조선, 기계 제조 부문 주요 기업, 크렘린궁, 러시아 국방·산업 부문과 관련된 개인 15명과 단체 9곳이 추가로 제재 대상에 올랐다.
여기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 콘스탄틴 에른스트 채널1 대표 등이 포함됐다.
EU 이사회는 이와는 별도로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EU를 대표해 세계무역기구(WTO)와 관련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복수국 성명에 동참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이와 관련, EU는 역내 시장에서 러시아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WTO 최혜국 대우를 거부하는 데 합의했으며, 이는 최근 주요 7개국(G7) 발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4차 제재 패키지는 러시아가 침공을 수행하는 데 의존하고 있는 경제, 병참 기반에 또 한 번의 주요한 타격"이라면서 이번 제재의 목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중단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보드카 |
영국도 이날 러시아로 초고가 사치품 수출을 즉시 금지하고 보드카 등 수백 개 수입품에 35%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품목은 철강, 비료, 목재, 타이어, 알루미늄, 주류, 골동품 등으로, 이들 품목의 규모는 약 9억 파운드(1조4천600억원)다.
정부는 또 핵심 수입품에 관해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최혜국 대우를 거부하고, 세계무역기구(WTO)가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를 지키지 않는 회원국의 혜택을 박탈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제재에 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되 영국 기업에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부 장관은 "새로운 관세는 러시아를 국제 무역에서 추가로 고립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등 370명을 추가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재에는 올리가르히(신흥재벌)와 가족 51명이 포함되며 이들의 자산 가치는 1천억파운드(162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외무부는 말했다.
러시아 최대 갑부 알렉세이 모르다쇼프(자산 규모 224억파운드),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 알파뱅크 설립자 미하일 프리드만(자산 119억파운드)도 제재를 받는다.
러시아 정치인 중에는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마리아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이 들어갔고 악명 높은 인터넷 댓글부대인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도 제재를 받는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신설된 경제범죄법(Economic Crime Act)에 따라서 추가 제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 법은 정부에 공공 이익을 위해 나서고 긴급 절차에 따라 개인과 단체를 즉시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영국 외무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재한 개인과 단체 등이 1천명이 넘었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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