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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이 미안해할수록, 멀어지는 현대캐피탈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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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현대 최태웅 감독이 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1-22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 빅스톰과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경기에서 차분히 코트를 응시하고 있다. 2022.03.06. 수원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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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수장의 고개는 숙여져 가고, 현대캐피탈의 봄배구는 멀어져 간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4일 대한항공과 2021~2022 V리그 6라운드 맞대결에서 0-3(20-25, 21-25, 21-25)으로 패하며 7연패 수렁에 빠졌다. 리그 중단 직전 4연패와 재개 후 3연패까지 떠안았다. 7연패 동안 확보한 승점은 단 1로, 최하위인 7위(승점37)에 머무르고 있다.

악재 투성이다. 대체 외인으로 데려온 펠리페가 허벅지 부상으로 명단에서 빠졌다. 지난 6일 한국전력전 이후 코트에 서지 못하고 있다. 주전 세터 김명관까지 부상을 입었다. 지난 10일 KB손해보험전에서 블로킹 착지 이후 발목이 돌아갔고,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아 2개월의 재활이 필요하다.

계획이 완전히 흐트러졌다. 시즌 전 최 감독은 라운드별 승점 관리부터 시작해 제대 후 복귀하는 전광인, 외국인 선수 등으로 선수 구성을 모두 마쳤다. 시즌 도중 외인 문제로 골머리를 앓으며 교체를 단행했지만, V리그 경험자인 펠리페의 입국이 늦어진 부분을 시작으로 부상, 그리고 김명관의 이탈까지 모든 게 꼬였다.

국내 선수들이 고군분투에 수장은 미안할 따름이다. 지난 시즌부터 ‘리빌딩’의 기조를 내세워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치를 먹였다. 최 감독의 생각보다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 가도를 달렸고, 이번 시즌에는 봄배구를 바라봤지만 하나씩 어긋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선수와 관련해서 국내 선수들에게 미안함이 가장 크다. 한방을 해결하고 팀 중심을 잡아주길 바랐던 외인의 부재가 크다는 걸 느끼고 있는 셈이다.

상대 팀은 외인 덕에 웃고, 현대캐피탈은 울었다. 지난 KB손해보험과의 경기 작전 타임 도중 최 감독은 “우리한테 외국인 선수가 없는 게 아니다, 허다르(허수봉+파다르)있잖아”라는 말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기까지 했다. 최 감독은 “외인이 활약해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다는 게 나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선수들한테 너무 미안하다. 이걸로 핑계 삼으면 안 되지만, 선수들한테 부끄럽고 미안하다”라며 현 상황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선수들이 물고 늘어질 때마다 미안함은 배가 된다. 대한항공 경기 2세트 당시 6점 차로 뒤졌지만 상대 범실과 끈질긴 랠리 끝 19-19를 만들었다. 한 점이 만들어지기까지 11번의 랠리가 오갔고 끈질긴 디그 이후 전광인이 블로킹을 터트리자 최 감독은 두 팔 벌려 환호하면서 선수들을 다독였다. 경기 후 최 감독은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왜 이렇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다. 선수들은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데...”라면서 “구성이 이렇게 안 짜이는지, 희비가 교차된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봄배구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남자부 중위권 다툼은 여전히 치열하다. 3위와 4위의 승점 차가 3점 이내일 경우 성사되는 준플레이오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현대캐피탈이 남은 4경기서 확보할 수 있는 승점을 최대한 가져와야 하지만 수장이 또 고개를 숙인다면 현대캐피탈의 봄도 점차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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