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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차기 대선 경쟁

尹·文 신·구 권력 ‘두달의 공존’ 막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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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첫 회동서 '협력' 논의 주목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앞줄 왼쪽)이 2019년 7월25일 청와대에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오른쪽)에게 임명장을 준 뒤 환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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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14일부터 서울 종로 통의동에서 본격적인 정권 인수 작업에 착수하는 가운데 청와대는 남은 두 달 동안 차질 없는 국정운영을 위해 인수인계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3일 뉴스1과 청와대에 따르면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전날(12일) 오후 윤 당선인을 만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우크라이나 사태 등과 관련된 외교·안보 현안을 보고했다.

이날 현안 보고는 정권 교체기 국내외 안보 위기가 격화됨에 따라 먼저 당선인 측과 정보를 공유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사항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직후 내부 회의를 통해서도 "인수인계에 모범을 보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서도 "우리 정부는 국정 공백 없이 마지막까지 국정에 전념하며 차기 정부가 잘 출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앞으로도 외교·안보 외에 당선인 측에서 요청하는 사안에 대해 전날 브리핑처럼 최대한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통한 인사검증 단계에서도 현 정부와의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개정된 인수위법에 따라 대통령 당선인은 중앙인사관장기관(인사혁신처 등)의 장에게 인사기록과 인사관리시스템 열람 및 활용을 요청할 수 있다.

과거 대통령 당선인이 국무총리 후보자 등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기존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인사검증을 의뢰해야 했던 절차를 개선하려는 취지다.

아울러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이 신·구 권력의 협치가 강화되는 계기가 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현재 청와대는 회동 일정과 의제 등을 윤 당선인 측과 조율 중이다. 오는 21일 인수위 공식 출범이 예상되는 만큼 문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번주 중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이에 대해 "청와대와 (일정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직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발표하고 조율 결과를 말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차질 없는 정부 이양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더라도 신·구 권력 교체의 과도기에 힘겨루기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대선 직전까지도 '문재인정부 적폐수사' 논쟁으로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실제 과거 정권 이양기 대통령과 당선인 간 국정현안을 두고 갈등이 빚어진 전례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를 한 달여 남겨둔 2013년 1월 설 특사를 계획했고 박근혜 당시 당선인의 반대에도 이를 단행한 바 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 이후 이명박 당선인과 두 차례 회동을 가졌지만 정부조직법 개정 요구와 대통령기록물이관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윤 당선인과의 만남에선 당장 코로나 대응과 방역 문제가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영업제한 등 정부 방역지침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던 만큼 당장 오는 20일 만료를 앞둔 거리두기 지침과 관련한 조율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별사면 문제도 관심사다. 현재 문 대통령의 마지막 사면 명단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들은 문 대통령의 '복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다.

한편 청와대는 인수인계 작업과는 별개로 그간 준비해왔던 문 대통령의 퇴임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먼저 지난 1월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미뤄졌던 신년 기자회견을 다음달 중순쯤 퇴임 기자회견 형식으로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퇴임 기자회견이 이뤄진다면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5년 간의 국정 소회와 차기 정부에 바라는 점 등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5년 간의 대통령 생활에 대한 회고를 전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노 전 대통령은 퇴임 일주일 전 MBC 스페셜 '대통령으로 산다는 것'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수직적 질서에 의해 만들어놓은 많은 제도들이 불편하고 힘들었다"는 소회를 밝혔었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정책실을 중심으로 준비해 온 '국정백서' 작업 역시 현재 마무리 단계로 오는 4월쯤 발간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재임 기간 생성된 대통령 기록물 이관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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