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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민주 내부 “대장동 특검, 尹정권 검찰보다 文 임명할 특검이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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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장동 특검 요구에… 尹 “어떤 조치든 해야”

윤호중 “3월 특검법안 처리 가능”

조선일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과 부위원장 인선을 발표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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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3월 임시국회에서 대장동 특검법안 처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특검 실시에 대해 국민의힘과 윤석열 당선인께서 동의한다고 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선에 패배한 민주당이 먼저 특검법 처리를 거론한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에 대해 “국민이 다 보시는데 부정부패의 진상을 확실히 규명할 수 있는 어떤 조치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선 직전인 지난 3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및 이와 관련한 불법 대출·부실수사·특혜 제공 등의 의혹 규명을 위한 특검 수사요구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이 법안은 2011년 윤 당선인이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를 봐줬다는 의혹을 특검에서 수사하자는 성격이 짙다. 반면 국민의힘·국민의당이 지난해 발의한 별도의 대장동 특검법안은 성남시장으로 사업의 최종 인허가 승인권자였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겨냥했다. 국민의힘·국민의당 특검법안은 민주당의 저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이 무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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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안을 발표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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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민주당의 제안에 대해 “대장동 진상 규명에는 어떠한 꼼수라든가, 그런 것도 없다고 작년부터 늘 주장해왔다”고 했다. 대장동 특검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여야 안에서 논의가 이뤄지는 걸 지켜보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대장동 특검법을 추진하는 표면적 이유는 “대선 기간 중 약속했던 사안”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 직전인 지난 3월 당론으로 발의한 대장동 특검법을 스스로 뭉갠다면 도리어 국민이 오해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윤호중 비대위원장의 ‘대장동 특검법 3월 처리’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원칙적인 얘기”라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 선제적으로 대장동 특검 추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을 해야 한다면 문재인 정부가 임명해야 민주당이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이 선호하는 상설특검은 특검후보추천위원회가 2명의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한다. 특검후보추천위는 7명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명씩 추천하고,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은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민주당 입김이 강하게 미칠 수 있는 구조인 데다, 새 정부 출범 이전에 특검법안이 통과된다면 최종적 임명권은 문재인 대통령이 갖는다. 국민의힘·국민의당이 발의한 특검법안은 변협이 4배수의 특검 후보군을 추천한 뒤 여야 합의로 2명으로 압축하면, 대통령이 1명을 최종 임명하는 방식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윤석열 정권의 검찰보다는 특검이 유리하다”는 인식도 공유되고 있다. 호남 지역 한 민주당 의원은 “3월에 특검법을 통과시키면 특검을 추천하는 특별검사추천위원회 상당수를 현 여권 출신 인사로 임명할 수 있다”며 “정권이 바뀐 뒤 탄생할 ‘윤석열 검찰’보다는 현 여권이 구성한 특검이 낫다”고 했다.

다만 대선 직후 민주당이 선제적으로 밀어붙이는 대장동 특검이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드루킹 특검’으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실형을 선고받은 것처럼, 대장동 특검이 이재명 전 경기지사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당내에서는 “무작정 특검을 추진했다가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민주당 수도권 중진의원은 “현재 지도부는 6월 지방선거까지 ‘관리형’으로 실권은 별로 없다”면서 “실제로 대장동 특검을 추진한다기보다는 ‘대장동 선긋기’ 차원의 선전 효과를 노린 걸로 봐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아직 국민의힘에 협상 제안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민주당·국민의힘은 각자 대장동 특검법을 당론으로 발의한 상태다. 민주당의 특검법이 명시한 6가지 수사 대상 가운데 5가지가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등과 관련되어 있다. 명목상 ‘대장동 특검법’이지만 실제로는 윤 당선인을 겨냥한 법안이다. 반대로 지난해 9월 국민의힘·국민의당 소속 의원 107명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개발 관련 특혜 제공 및 연루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는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대장동 인허가 과정의 최종 승인권을 행사한 이 후보의 ‘배임’ 혐의에 초점을 맞춘 법안이다.

대장동 개발 비리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처럼 상이한 탓에 양당 내부에서조차 “대장동 특검 협상은 산 넘어 산”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검 추천 방식, 수사 대상, 수사 기간에 대한 인식 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윤 당선인이 “특검이든 뭐든 진상만 밝히면 대찬성”이라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선인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법안에 합의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정부 출범 초기부터 특검 이슈가 현안을 집어삼키는 모양새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또, 선거에서 패배한 이재명 전 지사를 겨냥한 특검이 자칫 ‘정치보복’으로 비칠 수도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여론도 존재한다. 앞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적폐 청산이란 이름으로 정치적 숙청을 하는 일을 반복해야 하느냐는 고민이 있다”며 “양당 사이에 논의를 더해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가 될 수 있도록 절차를 밟는 게 옳다”고 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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