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총장서 전임자와 후임자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이번 주 초 청와대에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던 시절인 2020년 6월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사진은 지난 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간담회장으로 향하는 모습./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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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 주 초 청와대에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2020년 6월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만난 이후 1년 9개월 만에 대면하게 된다. 이 자리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정치인 특별사면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이 전 대통령 등의 사면을 건의하면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이르면 14일, 늦어도 15, 16일에는 만남을 가질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양측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 측 김은혜 대변인도 “청와대와 만남을 논의하고 있다”며 “현직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발표하고 조율 결과를 말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과거에도 대선이 치러진 후 대통령과 당선인 간 만남은 열흘 안에 이뤄졌다.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이 발탁한 검찰총장이었으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등의 갈등을 겪으며 관계가 멀어졌다.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결정된 뒤 관례대로 두 사람 간 만남이 이뤄질 것이란 예측도 나왔지만, 당시 회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만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됐었다. 여권 관계자는 “두 사람 간 앙금이 남아있더라도 이제 현직 대통령과 후임 대통령이란 위치에서 서로 할 일을 해야 할 상황”이라며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 당선 직후 통화에서 축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 바빠질 텐데 건강관리 잘하라’고 한 건 진심이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에게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임기 종료(5월 9일) 하루 전인 석가탄신일 특사 가능성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이 전 대통령 사면을 요구하면, 문 대통령도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며 “그러나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선 국민적 공감대 등을 살펴봤을 때 아직까지 부정적이라는 게 청와대 입장”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다만 “문 대통령도 전직 대통령 사면 없이 임기를 끝나면 정치적 부담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이번 선거 기간 이 전 대통령 사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성탄절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하면서 한명숙 전 총리,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등 진보 진영 인사도 각각 사면·복권, 형집행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이 사면된다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수감돼 있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면도 이뤄지지 않겠냐는 전망도 여권에서 나온다. 작년 광복절에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으로 자유의 몸이 됐으나 경영 활동은 자유롭지 못해 경제계에선 여전히 이 부회장의 사면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당선인이 언론에 공개되는 이번 만남에서 직접적으로 이 전 대통령 사면 요구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윤 당선인은 줄곧 집권 초에 이 전 대통령을 사면하겠다고 했었다”며 “굳이 문재인 정권 사면을 통해 자유롭게 해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윤 당선인 측 인수위원회와 최대한 잡음 없이 정권을 넘기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두 사람의 만남에서 당장 임박한 한국은행 총재 지명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3월 31일 임기를 마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와 4년을 함께해야 하는 한은 총재는 당연히 윤 당선인이 정하는 것”이라며 “한은 총재와 관련한 인선 과정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코로나 대응과 통합, 협치 등을 이유로 문재인 정부의 김부겸 국무총리 유임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문제도 논의 대상이다.
문 대통령이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사과를 요구했던 윤 당선인의 ‘집권 후 적폐 청산’ 주장 등과 관련한 이야기도 나올지 주목된다. 윤 당선인은 “내 사전에 정치보복은 없다”고 해명해왔다.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에게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입장을 전할 수도 있을 것이란 얘기다. 이 밖에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핵심 국정 현안인 코로나 방역 대책, 소상공인 지원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윤 당선인은 식당·카페 등의 24시간 영업, 방역패스 완전 철폐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방역 지침 완화 등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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