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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안철수와 단일화 약속 이행하면서 ‘견제와 균형’ 카드 함께 배치[인수위 인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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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및 부위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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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임명한 것은 후보 단일화 당시 약속한 공동정부 구성의 첫발을 딛는 성격이 짙다. 새 정부 국정 기조의 틀을 잡는 작업을 안 위원장에게 맡겨 공동정부 구성 의지를 확인하면서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권영세 의원을 ‘투 톱’으로 세워 변화 속 안정을 택했다. 양측의 화학적 결합 여부가 인수위 순항과 차기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안 위원장 임명을 발표하면서 “안 대표가 저와 국정운영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요청으로 3·9 대통령 선거 이틀 만인 지난 11일 두 사람이 전격 회동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안 위원장과의 공통분모를 강조하면서 윤석열 정부 밑그림을 그릴 적임자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이 인수위 지휘봉을 쥔 것은 단일화 때부터 예견된 일로 평가된다. 지난 3일 발표한 후보 단일화 합의문에는 “함께 정권을 교체하고, 함께 정권을 인수하고, 함께 정권을 준비하며, 함께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적혀있다. 차기 정부 조각을 논의하는 인수위 단계부터 국민의당에 상당한 참여 공간을 내어주고 이를 기반삼아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는 뜻이다. 이날 안 위원장 임명으로 단일화 당시 약속한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는 일단 이행 초석을 마련하게 됐다.

윤 당선인은 동시에 부위원장에 권 의원, 인수위 기획위원장에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임명했다. 각각 당 선대본부장과 선대본 정책본부장으로 선거를 이끌었던 인물들을 인수위 요직에 기용한 것이다. 대선 과정에서 내세운 국정 철학과 공약 기조를 인수위로 이어 효율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 구상의 간극을 조율하면서 견제하는 역할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가 맞딱뜨릴 과제는 만만치 않다. 안 위원장은 후보 단일화 10일 만에 윤석열 정부 청사진을 그릴 책임자가 됐다. 얼마나 빠르게 윤 당선인을 비롯해 국민의힘과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지에 인수위 조기 안착 여부가 달렸다. 안 위원장과 권 부위원장 등 ‘투 톱’ 사이 견제와 균형이 어떻게 맞춰지는지, 인수위 ‘실권’의 무게추가 어디로 기우는지가 향후 인수위 성격을 규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인수위원 구성부터 차기 정부 국무위원 인선까지 양 세력의 지분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 인수위 기간동안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6·1 지방선거 공천 등 갈등 불씨를 안은 정치 일정도 함께 굴러간다. 이와 연동해 양측의 힘겨루기가 가속화하면 인수위 논의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대선에서 내세운 정책의 공약수를 추리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작업도 과제다. 차기정부 국정과제를 정리해나가는 과정도 고도의 정치력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1차 인수위 인선은 대체로 예상가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깜짝 발탁 인사’에 선을 긋고 ‘시스템 인사’에 방점을 찍는 윤 당선인 스타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선대본부에 참여했던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안 위원장은 단일화 때 예견됐고 권 부위원장은 이번 대선 선거 철학을, 원 위원장은 공약을 제일 잘 이해하고 있으니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면서 “기존의 공약과 정책들을 일관성 있게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지역·성별을 고려한 인사에도 선을 그었다. 윤 당선인은 “국민을 제대로 모시기 위해서는 각 분야 최고의 경륜과 실력이 있는 사람으로 해야지, 자리 나눠먹기로 해서는 국민통합이 안된다”면서 “실력있는 사람을 뽑아서 국민을 제대로 모시고, 각 지역이 균형발전할 수 있도록 지역발전의 기회를 공정하게 부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유정인·조문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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