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선 윤석열 ‘여성혐오자’라 부르기 시작, 국제망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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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의당에 복당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준석의 대선 전략은 철저히 실패했다. 이준석식 정치는 이제 퇴출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 오판의 바탕에는 그릇된 여론조사가 있는 듯하다”라며 “여연(여의도연구원)의 부정확한 여론조사를 너무 믿은 듯. 적어도 여론조사는 민주당 것이 정확했다. 여연은 샘플에 보수가 과대포집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일단 ‘안철수 없이도 이길 수 있다’는 이준석의 판단. 출구조사와 더불어 행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자의 80%가 윤석열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화의 효과에 대해서는 설이 구구하나, 적어도 이들의 표 없이는 이길 수 없었으리라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여성혐오 갈라치기 전술은 본인의 변명과 달리 철저히 실패했다. 20대 남성이 윤석열에게 몰아준 표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20대 여성은 이재명에게 몰표를 던졌다. 또 하나 고려할 점은 지난 선거 때 같은 연령대에서 여성의 투표율이 남성보다 10% 가량 높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실패한 또 다른 전략은)호남에서의 부진이다. 사실 호남에 공을 들인 것은 평가해 줘야 한다. 다만 일시적인 여론조사에 도취해 (득표 목표치) 30% 운운하다 보니, 과거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공적의 빛이 바란 거다. 게다가 결과적으로 이재명이 TK(대구‧경북)에서 가져간 표가 더 많았다”라며 “문제는 이 전술이 윤석열 정권에게 두고두고 부담이 될 거라는 거다. 선거 캠페인에서 노골적인 반여성 행보를 보이는 바람에 외신에선 그를 이미 ‘안티페미니스트’, ‘여성혐오자’라 부르기 시작했다. 국제망신이다”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SNS에서는 1번남(민주당 지지 남성), 2번남(국민의힘지지 남성) 운운하며 젠더 갈라치기의 후폭풍이 불고 있다. 국민을 통합해야 할 대통령에게는 이를 봉합하고 치유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대통령 본인이 선거 중에 직접 갈라치기를 시전했으니, 그 일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가부(여성가족부) 폐지가 아마 첫 전장이 될 거다. 공약을 했으니 그냥 뭉갤 수는 없고, 강행을 하자니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테고. 딜레마에 빠져버린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이 사안을 자칫 잘못 다뤘다가는 곧바로 고립될 거다. 그럼 바로 식물정권이 될 수도 있다”라며 “아무튼 출구전략을 잘 짜야 할 텐데, 이준석은 자기 정치생명이 걸린 일이라 자신의 오판을 인정할 수 없는 처지고. 아무튼 이준석은 모르겠는데 이준석식 정치는 이제 퇴출되어야 한다. 아무리 정치판이 더러워도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는 게 있는 거다. 분노는 남성만의 특권이 아니다. 여성들도 분노할 줄 안다. 그리고 그 분노를 ‘조직’할 줄도 안다”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당 일각에서는 이준석 대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무난하게 이길 것이란 예상과 달리 0.73%포인트 차 박빙 승리를 한 것은 이 대표가 주도한 이대남(20대 남성) 중심 선거 전략 때문이란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11일 “조종석에 앉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이런 얘기를 한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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