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론 호도 위해 황당 가짜뉴스 생산···관영 언론·SNS로 확산
“그녀는 우크라이나 관계자이고 얼굴의 피도 포도주스같다.” 한 우크라이나 여성의 사진에 러시아가 황당한 주장을 제기하는 등 ‘가짜뉴스’를 대대적으로 생산해 여론을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국내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독립적인 언론사의 보도를 막고 '가짜뉴스' 생산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당국이 만든 '가짜뉴스'는 각종 관영 언론과 텔래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들이 생산하는 '가짜뉴스'의 주된 내용은 러시아 침공 때문에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각종 참상이 '거짓'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 하리코프 동부 추구예프의 아파트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피범벅 된 여성의 사진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이 사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얼마나 비인도적이고 잔인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각국 신문 표지를 장식했다. 다만 러시아는 사진 속 여성이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라고 소개하며 얼굴의 피도 포도 주스처럼 보인다는 황당한 주장을 제시했다. 이 뉴스는 텔레그램 채널에도 소개됐는데 러시아인 60만명 이상이 이 글을 읽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또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하리코프에서 민간인 34명이 사망한 것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에서 발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부인과 병원 폭격으로 어린이를 포함 최소 3명이 숨진 것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의 조작이라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는 국내에서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관련 정보와 뉴스 차단을 위해 지난 4일 페이스북 접속을 막았다. 러시아 방송통신 감독기구 로스콤나드조르는 “이날부로 페이스북 접속 차단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발표 이후 모스크바에서는 페이스북 접속이 불가능해졌다.
러시아 정부는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보도를 막기 위해 영국 BBC방송 웹사이트와 미국 라디오 리버티 등도 차단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에 살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이 고국의 소식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 우크라이나 국민은 러시아에 살고 있는 아버지가 자신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없자 먼저 연락을 취했는데 '침공 소식'을 알지 못했다는 사연이 소개되기도 했다.
윤진현 인턴기자 y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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