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등세에 투심 악화…"경기 침체 공포 키워"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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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독자적 러 원유 금수 조치
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6% 하락한 3만2632.64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72% 내린 4170.70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28% 내린 1만2795.55에 장을 마쳤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3.62% 내린 35.13을 기록했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이같은 방침을 밝히면서 “동맹국들과 긴밀한 협의 이후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압박한다는 목표를 위해 우리는 단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독자적인 제재다.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동맹국들이 우리와 함께 하지 못하는 걸 이해한다”고 말했다. 유럽 일부 나라들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면 곧바로 수급상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난색을 표해 왔다. 러시아의 통상 하루 원유 공급량(원유 관련 상품 포함)은 700만배럴에 가까운데, 이게 사라질 경우 대체지는 마땅치 않다는 게 시장의 냉정한 진단이다. 유럽의 러시아 원유 의존도는 25%에 달한다. 반면 미국의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 비중은 3%에 불과하다. 각종 석유제품까지 다 포함해도 8%다. 이번 금수 조치가 시장에 미칠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뉴욕 증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직후 강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투자정보업체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창업자는 “시장은 미국만 원유 제재에 나섰다는 점에서 안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장보다 일찍 마감하는 유럽장은 혼조를 보였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07% 상승한 6964.11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0.02%,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32% 각각 내렸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0.20% 하락한 3505.29를 기록했다.
시장 짓누른 스태그플레 공포
그러나 장 막판으로 갈수록 뉴욕 증시는 약세 압력을 받았다. 루홀드그룹의 짐 폴센 수석투자전략가는 “소포 반등은 장 막판 혹은 이번주 후반께 다시 시험대에 들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곧바로 이날 현실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그에 따른 상품 가격 폭등이 재차 투심을 짓누른 것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6% 상승한 배럴당 123.70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장중에는 배럴당 129.44달러까지 치솟았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133.15달러까지 상승했다. 이 정도 가격이면 인플레이션을 넘어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레벨이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전역의 보통 휘발유 평균가는 갤런당(1갤런=3.785리터) 4.173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가다.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1.878%까지 올랐다.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의 경우 1.641%까지 상승했다. 금 가격은 극단적인 위험 회피 심리에 재차 상승하면서 장중 최고 온스당 2078.80달러를 기록했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예크 수석투자전략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 원자재 가격 급등, 인플레이션 우려, 불확실한 연준 통화정책 전망이 경기 침체 공포를 키우고 있다”며 “이는 주식을 급격하게 매도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코너스톤 웰스의 클리프 호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개선됐다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며 “워싱턴DC의 수사(레토릭)는 점점 매파적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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