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마을 한양아파트, 매달 주민 투표로 선정해 벽면 비춰
외지 동호회가 독차지한 테니스장 되찾아 조명 시설 설치
양지마을 한양아파트 벽면을 비추고 있는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글 빛 조명.(아파트측 제공)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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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스1) 김평석 기자 =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가 야간 시간대 아파트 벽면을 유재석·이적의 ‘말하는 대로’,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이한철의 ‘슈퍼스타’ 등 아름다운 노래 가사를 글 빛 조명으로 비춰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아파트 벽면에 글 빛 조명(로고 라이트)을 비추고 있는 분당 수내동 양지마을 한양1단지아파트가 그곳이다.
양지마을 한양1단지 입주자대표회는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며 보낸 입주민과 수내동 이웃 아파트 단지 시민들을 생각하고, 학원가(街)라는 동네 특성을 고려해 늦은 밤 수업을 마치고 나온 학생들을 위해 ‘힘이 나는 글 빛’을 기획했다.
아파트는 매달 글 빛 공모전을 진행해 주민 투표를 통해 당선작을 선정한다.
수내동 거주 40대 주부는 “초등생 딸과 길을 걷다 ‘엄마, BTS가 왜 우리 아파트에 있어?’라고 말하기에 무슨 이야기인가 했더니 BTS 노래 가사 글 빛이 아파트를 장식하고 있었다”며 “평소 딸이 즐겨 듣는 노래였는데 이번 기회에 가사를 접해보니 내용이 참 좋았다. 글 빛이 자녀와 소통 역할도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지마을 학원에 다니는 중학생은 “밤늦게 수업을 마치면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믿어 보기로 했지’, ‘괜찮아 잘 될 거야 너에겐 꿈이 있어’ 같은 글 빛이 가장 먼저 반겨준다”며 “코로나가 시작될 때 중학교에 입학했고, 이제 고교 진학을 앞둔 3학년이 됐다. 내년 고등학교 생활부터는 노래 가사처럼 코로나가 끝났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고 말했다.
한양 아파트 벽면을 장식한 ‘글빛 조명’이 설치된 곳도 특별하다.
글 빛 조명은 아파트 테니스장에서 쏘는데 이 테니스장은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파트 입주민이 아닌 대다수 외지인들로 구성된 동호회가 1992년 만들어진 이후 30년 가까이 독점해 왔던 곳이다.
한양아파트 입주민들과 수내동 아파트 주민들은 동호회와 소송까지 벌이며 노력한 끝에 지난 2020년 말 테니스장의 실질적 이용 권리를 찾아왔다.
이를 기념해 양지한양 1단지 입주자대표회는 지난 1월 테니스장을 ‘양지한양주민운동장’으로 명명하고 현판을 달았다.
현재 양지한양주민운동장은 배드민턴, 풋살축구, 철봉, 평행봉 등 가족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시설을 갖추고, 언제나 운동 할 수 있도록 개방되고 있다.
4월과 5월에는 분당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참여하는 플리마켓 ‘양지마을 돗자리마켓’도 열린다. 지난해 돗자리마켓에는 약 8000명이 다녀갔다.
ad2000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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